이기권 장관 “지자체, 청년 현금주면 일자리정책 근간 흔들려”

입력 2016-08-0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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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왼쪽)이 울산 세진중공업 야드를 둘러보고 있다.
▲지난달 28일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왼쪽)이 울산 세진중공업 야드를 둘러보고 있다.

서울시와 보건복지부가 첨예하게 대립 중인 청년활동지원사업(청년수당)에 대해 고용노동부가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서울시가 도입한 청년수당은 주당 30시간 미만으로 근무하는 서울 거주 만 19∼29세 연령층에 월 50만 원을 최장 6개월간 지원하는 제도다.

이기권 고용부 장관은 8일 정부세종청사 인근 중식당에서 오찬간담회를 열고 지방자치단체의 청년수당에 대한 회의적인 견해를 밝혔다.

이 장관은 “모든 지자체장들이 그렇게 현금을 주는 쪽으로 공약이 나오게 되면 청년일자리 정책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며 “지금은 소수만 하지만 시범사업이 끝나면 (박원순) 서울시장이 말한 게 50만 명이라고 하더라. 누구는 주고 누구는 안줄 수 없지 않냐”고 반문했다.

그는 “주가 취업지원으로 가는 게 맞다. 자치단체들이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중앙정부와 협업을 해야 한다”며 “마침 서울시가 금년 안에 고용부와 고용복지플러스센터 광역형을 추진한다. 이제까지는 기초자치단체형으로 해왔는데, 서울시가 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만들면 청년지원을 넓히고 심화시키는 식으로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서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서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고용복지플러스센터와 청년 지원 메인사업인 취업성공패키지, 일학습병행제, 내일취업공제 등 이미 있는 제도 안에서 맞춰 가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장관은 “(청년일자리와 관련해) 중앙정부 예산이 15조8000억 원에 일자리 가짓수가 190여 개다. 자치단체에서 스스로 하는 일자리는 1900여 개 된다”며 “일자리 중복이 안 되게 일모아 시스템에 전부 등록하고, 중앙정부가 인턴을 하는데 예산이 부족해지면 자치단체가 하면 된다. 그렇게 하기 위해 일자리사전협의제를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통제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미래 노동시장은 일자리 전쟁이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따로 갈 상황이 아니다”라며 “충분히 협의해서 조정이 된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중앙정부든 지방정부든 예산이라는 국민의 세금을 쓰는 데 한계가 있다. 그 외 영역은 청년희망펀드가 있다”며 “우리만의 사업으로 한다는 사고는 버려야 한다. 서울시가 큰 공공취업지원 서비스 망에 들어와서 역할을 해야겠다고 생각을 가지면 답은 나온다고 본다”고 전했다.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임금격차를 줄이는 문제에 대해서는 지자체의 역할을 강조했다. 정부가 중소‧중견 기업의 일자리 질 개선에 중심을 둔만큼, 지자체 역시 재정적인 여력이 있다면 인프라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장관은 “고용환경개선을 위해 1년에 1000억 원 정도 쓰지만, 지방도시에 시내버스가 안 간다. 안산만 해도 안 간다”며 “현장근로자가 자차를 몰고 어떻게 가겠나. 이런 건 자치단체에서 해야 한다. 공동기숙사, 공부할 수 있는 시설, 어린이집 등 이런 것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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