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이어진 분양시장 훈풍으로 주택공급이 급증하며 신규 아파트 단지가 속속 들어서고 있지만 생활 필수 시설인 학교부지가 확정되지 않으면서 입주민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15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7년도부터 2018년 전국 아파트 입주(예정)물량은 70만여 가구로 2년 단지 입주 물량으로는 1기 신도시가 조성된 90년대 이후 최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입주물량 역시 총 27만9446가구로 전년 대비 1만5280가구가 늘어났다.
하지만 입주물량이 늘어나는 반면 학교부지가 마련되지 않은 단지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어 입주예정자들과 건설사 또는 지자체와의 잡음이 일고 있다.
실제로 재개발단지가 모여 있는 서울 은평구 응암동과 녹번동 일대는 1만여가구가 넘는 입주물량이 대기하고 있지만 중학교는 한 곳도 없다. 중학교를 가려면 인근 불광동인 역촌동으로 가야한다. 서울시교육청은 이 같은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응암1동에 중학교 부지를 선정했지만 지난해 7월 서울시 서부교육지원청에서 학교부지 해제 요청을 해 사실상 학교부지가 없는 상황이다.
서부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학생수가 매년 300명 가까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응암동이나 녹번동 일대에 중학교를 신설할 경우 오히려 인근 학교가 통폐합을 해야 할 수 있다”며 “서울 재개발·재건축 단지는 신도시처럼 빈 땅에 학교를 짓는 것이 아니라 주거지역을 일부 수용해 지어야 하는 만큼 상당히 복잡하다”고 말했다.
다산신도시 진건지구의 경우 학교 신설을 놓고 경기도시공사와 입주예정자 간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국민권익위원회가 발벗고 나서는 상황도 발생했다.
남양주 다산신도시 진건지구는 오는 2018년 3월 입주예정으로 수용인구는 5만여명에 따르지만 현재 중학교가 한 곳에 불과해 학교부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건설사들이 분양 시 홍보했던 계획과 다르게 학교부지 11곳 중 2곳을 제외한 9곳이 재검토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사업시행사인 경기도시공사는 보류판정을 받은 중학교 부지를 일반부지로 변경, 분양에 나서려고 하면서 입주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요진건설이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에 분양한 일산요진 와이시티 단지가 학교부지 문제로 입주예정자들이 입주를 못하는 일도 벌어졌다. 앞서 요진건설은 자립형 사립고를 단지내 공급하기로 계획했지만 교육청의 허가를 받지 못하자 학교부지 반환이라는 협약을 무시한 채 사립형 초등학교 신설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결국 고양시로부터 준공허가를 받지 못하면서 입주가 미뤄졌다. 현재 고양시는 해당부지에 대해 사법절차를 진행할 계획이지만 해당 부지에 학교가 들어설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건설사 관계자는 “교육청에서 바라보는 학생수요에 따른 필수 학교 수와 입주민 등이 바라보는 학교수요의 간극이 상당히 크다”며 “서울시내에서는 신도시보다 사실 학교용지가 확보되기가 사실 어렵고 학교용지를 해제하는 것 역시 교육청 등에서 인구동태 등을 파악해 하는 것 이기 때문에 함부로 해제 되지는 않지만 해제될 경우 다시 재지정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