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개월 연속 최장기간 마이너스 성장 중인 한국 수출이 이달 들어서도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1년 전과 비교해 수출액이 15% 넘게 증가했지만 조업일수를 감안하면 여전히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여기에 가파른 원ㆍ달러 환율 하락에 8월 수출 반등의 기대감도 사그라들고 있다.
1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0일까지 수출액은 96억96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4% 늘었다. 다만 8월 1∼10일 조업일수는 8.5일로, 지난해 같은기간(7일) 보다 1.5일이 많았다. 이같은 점을 감안하면 실제 전년동기대비 수출액은 4.2% 줄었다.
월별 수출액은 작년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19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을 하고 있다. 월간 수출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70년 이후 최장기간이다. 지난 6월에는 수출액 감소 폭이 1년 만에 가장 작은 -2.7%까지 줄었지만 7월 들어 다시 -10.2%로 확대됐다.
정부는 세계 교역 회복과 조업일수 증가 등으로 8월 수출이 오랜 감소세의 사슬을 끊고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국제유가 회복세가 애초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수출 단가 회복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배럴당 50달러 선까지 올랐던 국제유가는 최근 40달러대로 떨어졌다.
또 지난 10일 원ㆍ달러 환율이 1100원선이 붕괴되며 14개월만에 가장 낮은 1,095.4원으로 내려가는 등 원화강세도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을 약화시켜 수출 반등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 종가는 달러당 1099.5원으로 전일 종가보다 4.1원 올랐지만 여전히 1100원을 밑돌았다.
이달 들어 지난 10일까지 폼목별 수출을 보면 반도체(18.8%), 액정디바이스(2.7%), 자동차부품(41.3%), 가전제품(55.3%), 승용차(20.1%)는 증가했지만, 무선통신기기(-2.8%), 석유제품(-41.5%), 유선통신기기(-51.7%) 등은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중국(9.2%), 미국(11.4%), 유럽연합(EUㆍ63.1%), 홍콩(80.1%), 일본(21.2%) 등지로 수출이 늘었지만 싱가포르(-58.8%) 등은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