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광복 71주년 특별사면과 특별복권 대상자로 확정됐다. 박근혜 정부 들어 세 번째로 단행된 이번 특사에서 재벌 총수 가운데 유일하게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포함됐다.
김현웅 법무부 장관은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재현 회장은 지병 악화 등으로 사실상 형 집행이 어렵다는 전문가 의견을 감안, 인도적 배려와 국가 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의미에서 사면 대상자로 선정했다”며 이 회장의 사면과 복권 배경을 설명했다.
1657억 원 횡령ㆍ배임ㆍ탈세 등 혐의로 2013년 7월 구속 기소된 이 회장은 3년 1개월 만에 특별사면과 복권으로 자유의 몸이 됐다. 이 회장은 1심에서 징역 4년에 벌금 260억여원을, 2심에서는 징역 3년과 벌금 252억 원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대법원은 2015년 9월 배임 혐의 액수 산정이 잘못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대신 형법을 적용해야한다는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지난해 12월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월의 실형과 벌금 252억원을 선고받은 뒤 대법원에 재상고했다가 7월 19일 재상고를 취하했다. CJ 측은 당시 “이 회장의 건강이 악화돼 신체·정신적으로 더 이상 재판을 진행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재상고 포기 이유를 밝혔다. 이 회장의 재상고 포기로 징역 2년6월의 형이 확정됐다.
이 회장은 실형이 선고됐지만 유전병인 샤르코-마리-투스(CMT)와 만성신부전증 등을 앓으며 구속집행정지 상태로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었다. CMT는 팔과 다리 근육이 사라지다 전신 근육 소실로 이어지는 병이다.
CJ는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이 회장이 젓가락질을 제대로 못해 식사를 포크로 하고 있으며, 부축 없이는 혼자 걷지 못한다. 기업 총수이기 앞서 한 인간으로서, 생명권과 치료권을 보장받을 수 있기를 간절히 희망한다”며 형집행정지와 사면에 대한 바람을 피력해왔다.
이번 광복절 특별사면과 복권으로 이 회장은 치료에 전념하면서 경과에 따라 CJ그룹 경영에 복귀시기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사면 직후 이재현 회장은 “그 동안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치료와 재기의 기회를 준 대통령과 국민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치료에 전념해 빠른 시일내 건강을 회복하고 사업으로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는 것을 인생의 마지막 목표로 노력하겠다”고 사면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