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ㆍ가상현실, 척수마비 치료에 도움

입력 2016-08-12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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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만에 다리 움직인 사례도

▲과학자들이 로봇과 가상현실을 활용해 척수마비 치료에 새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11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사진은 13년간 마비 상태에 있다가 다리를 움직일 수 있게 된 한 여성. 출처 알베르토 산토스뒤몽협회 신경재활연구소(AASDAP) 유튜브 페이지.
▲과학자들이 로봇과 가상현실을 활용해 척수마비 치료에 새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11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사진은 13년간 마비 상태에 있다가 다리를 움직일 수 있게 된 한 여성. 출처 알베르토 산토스뒤몽협회 신경재활연구소(AASDAP) 유튜브 페이지.

과학자들이 뇌로 움직이는 로봇 외골격과 가상현실(VR) 헤드셋을 활용해 척수마비 환자들의 신경을 재활성화하고 일부 근육 움직임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11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미국과 브라질 의료진이 VR, 로봇 등 신기술과 집중적인 장기 훈련 프로그램을 결합해 의학 상의 새 돌파구가 될 연구 결과를 이날 발표했다고 FT는 전했다.

이들이 보고한 환자 사례 중에는 13년간 마비 상태에 있다가 13개월의 훈련 끝에 다리를 움직일 수 있게 된 경우도 있다.

브라질 상파울루의 알베르토 산토스뒤몽협회 신경재활연구소(AASDAP)에서 ‘다시 걷기’ 프로젝트를 이끈 미겔 니콜렐리스 듀크대 교수는 “우리가 연구를 시작했을 때만 해도 이런 놀라운 임상적 결과를 예상하지는 못했다”며 “지금까지 척수마비 진단을 받은 환자가 그렇게 오랜 세월 완전한 마비 상태로 살아가다가 이렇게 기능이 회복된 경우를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지난 1990년대 말 이후 뇌의 활동에서 얻어지는 정보를 로봇 팔다리와 기타 인공 기관의 움직임으로 전환하는 연구를 해 왔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연구진은 VR 헤드셋 등을 활용해 환자들이 마비된 다리를 가상으로 움직이도록 해 그동안 잠자던 신경을 일깨우려 했다. 그 다음으로 환자들이 로봇 외골격으로 이뤄진 보행보조장치와 특수 제작돼 다양한 진동을 촉감으로 감지할 수 있는 셔츠를 착용하고 VR 기기에서 보여지는 환경 속에서 움직일 때 서로 다른 느낌을 얻도록 했다.

실험에 참가한 8명 환자들은 일주일에 최소 2시간 이상 VR 기기와 로봇을 이용한 훈련을 받았으며 이들 모두 근육의 움직임과 피부 감각이 부분적으로 회복됐다.

니콜렐리스 교수는 “완전마비 진단을 받은 환자 가운데 상당수는 아직 손상되지 않은 척수신경을 가지고 있을지 모른다”며 “이들 신경은 대뇌피질로부터 근육으로 향하는 신호가 없어 수년간 잠자고 있다가 ‘뇌-머신’ 인터페이스 훈련을 통해 살아났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복잡한 절차와 기기를 사용해야 했다. 그러나 연구진은 전 세계 병원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더 간단한 버전을 개발할 계획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매년 전 세계에서 25만~50만 명이 교통사고와 추락 등으로 척수마비 환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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