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270억 원대 세금 부당환급과 200억 원대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고 있는 허수영(65) 롯데케미칼 사장을 구속 수사 하기로 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검사 조재빈)는 16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과 배임수제 혐의 등으로 허 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허 사장은 롯데케미칼이 실제 존재하지 않는 1512억 원 상당의 유형자산에 대한 감가상각을 이유로 행정소송을 내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270억여 원을 부당하게 환급받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별도로 개별소비세 13억여 원을 포탈하고, 세무조사와 관련해 금품로비 자금을 전직 세무사 김모 씨에게 건넨 혐의와 거래업체로부터 수천만 원을 수수한 혐의도 받고 있다.
롯데케미칼에 합병되기 전 케이피케미칼 사장을 지낸 기준(70) 전 롯데물산 사장은 이 부분에 관여한 혐의로 구속됐다. 검찰은 270억 원대 소송사기가 기 전 사장과 허 사장의 공모로 진행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밖에 허 사장을 상대로 롯데케미칼의 200억 원대 비자금 조성 의혹도 조사할 예정이다. 롯데케미칼은 석유화학 제품 원료를 해외에서 거래하는 과정에서 롯데물산을 끼워넣고 수백억 원의 수수료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2011년부터 수수료를 지급한 부분이 석연치 않다며 구체적인 소명 자료 제출을 요구했지만, 롯데케미칼이 응하지 않자 일본 사법당국에 공조를 요청했다. 롯데 측은 1997년 금융위기 당시 일본 롯데물산이 자금을 융통한 데 따른 금전지금이라고 해명했지만, 검찰은 수수료 지급 시기가 맞지 않는 데다 일본 롯데물산이 롯데케미칼에 자금을 융통할 정도의 규모를 갖춘 회사인지 의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