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대중교통수단의 새 혁신이 될 것으로 기대했던 ‘바톄(버스와 철도의 중국어 합성어)’가 한바탕 사기극으로 끝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바톄 개발사 TEB테크놀로지디벨롭먼트 투자자들이 패닉에 빠졌다고 16일(현지시간)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가 보도했다.
바톄는 사람을 태우는 차체가 위에 떠 있어 그 밑으로 두 개 차선에 걸쳐 승용차가 터널처럼 통과할 수 있다. 승객을 최대 300명 태우고 승용차 주행이 가능해 TEB는 교통정체 해결에 도움이 될 미래 교통수단이라고 선전해왔다.
또 TEB는 이달 초 중국 북동부 친황다오 시에서 도로 주행을 시연해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 미디어들이 이 프로젝트를 자세히 조사한 결과 실제로 운행할 수 있는지도 불확실하고 자금을 모으는 과정에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글로벌타임스는 전했다.
친황다오 시정부는 “바톄 관련 인프라를 이미 폐기했으며 파트너 관계도 청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톄 프로젝트 자금 조달 창구였던 온라인 금융업체 화잉카이라이는 사무실을 폐쇄했다. 사무실 앞에서 초조하게 기다리던 한 투자자는 “바톄에 5만 위안(약 834만 원)을 투자했다”며 “이 프로젝트가 사기극이라는 언론보도가 터지자마자 바로 돈을 돌려받기 위해 여기로 달려왔다”고 말했다.
화잉카이라이는 바테 투자수익률이 13%에 이른다며 투자자들을 현혹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바톄 주행방식 자체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실행가능성이 낮다고 지적하고 있다. 바톄를 둘러싼 우려 중 하나는 차체 밑을 승용차들이 지나갈 때 교통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다. 바톄를 고안한 쑹여우저우는 “바톄는 2.2m 높이 이하인 차량의 통과를 허용하며 차체가 높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도 1.8m에 불과하다”고 강변했다. 그러나 난징도로교통기획기구의 양타오 회장은 “높이가 제한되면 운전하기가 어려워지고 도로 주변 시야도 제한돼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차선 변경 등의 문제에 대해서도 TEB는 신호등 시스템을 적용해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전문가들은 오히려 교통정체를 키울 것이라고 반박했다.
바톄 개발사는 중국 공업정보화부의 ‘도로를 기반으로 한 전동차’ 명단에도 없다. 이는 여전히 바톄가 일반 도로에서 달리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다는 의미라고 글로벌타임스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