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통업계 3, 4위 T모바일-스프린트, 출혈경쟁 돌입...‘정액 무제한 요금제’ 잇따라 출시

입력 2016-08-19 09:19 수정 2016-08-19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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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동통신업계 3, 4위인 T모바일 US와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산하의 스프린트가 새로운 정액요금제인 ‘무제한 요금제’를 잇따라 출시하며 출혈경쟁을 선언했다.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인 가운데 이용자들의 통신사 변경 움직임까지 둔화하자 인기 스마트폰의 신모델 출시를 앞두고 요금 인상을 단행한 1, 2위 버라이존과 AT&T의 고객을 빼앗아오기 위함이다.

18일(현지시간) CNN머니에 따르면 T모바일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새로운 요금제를 ‘무제한’ 한 종류로만 출시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T모바일원’이라는 새 요금제는 매월 70달러만 내면 통화, 데이터통신을 무제한 사용할 수 있다. 이는 기존 95달러에서 30% 낮춘 금액이다. 두 대째는 50달러, 세 대째 이후는 20달러이며, 가족 4명이 가입하면 총 160달러만 내면 된다.

T모바일이 새 요금제를 발표하자마자 스프린트도 같은 날 새로운 무제한 요금제 ‘언리미티드 프리덤’을 발표했다. 이 요금제는 한 대당 월 60달러만 내면 통화와 데이터 통신을 무제한 사용할 수 있다. 두 대째는 40달러, 3대 이상은 30달러이며, 가족 4명이 가입한 경우는 T모바일과 동일한 160달러다.

스프린트는 19일, T모바일은 9월 6일부터 새로운 요금제를 적용한다. 다만 이들 요금제는 정액제로 통화와 데이터를 무제한 사용할 수는 있지만 동영상 시청 시 화질은 다소 떨어진다는 등의 제약이 있다고 한다.

두 회사가 약간의 시간 차이를 두고 비슷한 요금제를 발표하자 온라인 상에서는 ‘어느 쪽이 먼저냐’는 논쟁에 불이 붙었다. T모바일의 존 레저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트위터에 “우리 발표 자료를 복사해 붙여넣기 했다”는 트윗을 올리자, 스프린트의 마르셀로 클라우레 CEO는 “(레저 CEO에 대해) 말 만 번지르르한 사기꾼”이라고 응수했다.

업계 1, 2위인 버라이존과 AT&T는 가격인하 경쟁에 거리를 두고 가입자 1인당 수입을 늘리는 방향으로 요금제를 바꿨다. 양사 모두 데이터 통신량이 증가하면 요금도 오르는 종량제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AT&T는 17일, 최저 요금제를 20달러(기본 데이터사용량 300MB)에서 30달러(1GB)로 변경했다.

버라이존은 무제한 요금제가 없으며, AT&T는 유료TV와 조합할 경우에 한해 무제한 요금제를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3, 4위 업체에 무제한 요금제는 상위 2개사 고객을 빼앗아올 수 있는 무기가 될 수 있는 셈이다.

미국 휴대전화 시장은 포화상태가 선명하다. 2분기 T모바일의 신규 가입자 수는 64만6000건 증가했다. 과거에는 100만 건이 넘었었다. 버라이존은 8만6000건 증가했고, 스프린트는 17만3000건 증가하는데 그쳤다. 심지어 AT&T는 18만 건 감소했다.

업계는 9월 공개되는 애플의 아이폰 신모델이 출시되면 교체 수요가 되살아나 이동통신업계에는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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