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셴룽(64) 싱가포르 총리가 건강에 이상신호를 보이면서 후계구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리 총리는 21일(현지시간) 국경절(독립기념일) 연설 도중 현기증을 느껴 잠시 중단했다가한 시간가량의 휴식 끝에 마무리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이날 처음에는 말레이시아어로, 그 다음에는 중국어로 국민 통합과 사회 전반 이슈에 대해 열정적으로 연설했으며 마지막으로 영어 연설을 하던 중 비틀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테오 치 힌 부총리 등의 도움을 받아 연단에서 내려온 뒤 휴식을 취하고 나와 연설을 마무리했다. 이 모습은 TV와 유튜브 등으로 생중계됐다.
다시 연단에 선 리 총리는 편안한 모습이었으며 농담을 해서 좌중의 긴장도 풀었다고 통신은 소개했다. 그는 “내가 모두를 놀라게 했다”며 “이는 내가 군대에 있던 시절 퍼레이드 도중 현기증을 느낀 이후 처음”이라고 말했다.
총리실은 “리셴룽 총리의 상황이 심각하지 않다”며 “단지 장시간 서서 연설하면서 현기증과 고열, 탈수 증세가 나타난 것이다. 심장에 문제가 없고 뇌졸중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여전히 리 총리의 후계자가 누가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리 총리도 “새로운 세대의 유능한 지도자들을 확보하는 것이 나의 우선순위”라며 “차기 총선 직후에 내 후계자는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해 총리 자리를 물려줄 의향이 있음을 내비쳤다.
싱가포르는 오는 2021년 1월 전까지 차기 총선을 치러야 한다. 리 총리는 70세 이후에는 총리를 맡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왔다. 싱가포르 국부 리콴유 전 총리의 아들인 리셴룽은 지난 2004년 총리에 취임해 지금까지 싱가포르를 무난하게 잘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해 전립선암 진단을 받고 수술하기도 했다.
리셴룽의 후계자로 꼽히는 헹스윗키트 재무장관도 지난 5월 각료회의 도중 뇌졸중으로 쓰러져 병원에서 수주간 입원했다. 리 총리는 이날 “헹스윗키트 장관이 복귀해 적극적으로 업무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