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銀 임단협 '지지부진'

입력 2007-08-19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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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차례 탐색전만 거듭...실마리 못 찾나

SC제일은행이 수차례 거듭된 교섭에도 불구하고 2007년 임금단체협약(임단협)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며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16일 금융노사간 공동임금단체협약(공단협)이 체결된 가운데, 지난 6월 말 공단협에서 열외한 SC제일은행은 지난 7월 24일 첫 상견례를 시작으로 최근까지 모두 11차례, 실질적인 교섭만 여섯 차례 진행해 왔다.

그러나 노사 양측은 거듭된 교섭에도 불구하고 상반된 입장차만 확인한 채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핵심쟁점은 '비정규직 처우개선'

SC제일은행 임단협의 핵심 쟁점은 1200여명에 달하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문제다. 노조측은 일시적인 정규직화는 어렵더라도 단계적인 처우 개선을 주장하고 있다.

우선 임금부문은 협상의 여지를 두더라도 휴가 등 복지 관련 사항은 정규직에 준하는 수준으로 대우해 줄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우범식 SC제일은행노조 정책부장은 "임금은 단계별 인상이 불가피 하더라도 휴가를 비롯한 후생복지관련 사항은 정규직 수준으로 대우해 주는 것이 마땅하다"며 "이에 대한 양보는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러나 정규직화에 대한 회사측의 입장은 완고하기만 하다. 은행측 관계자는 "그동안 매년 10여 명씩 (비정규직원을)정규직으로 전환해 왔다"며 "대규모 정규직 전환은 그에 따른 직무분석과 비용 상승이 요구되는 만큼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임금 인상 문제도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16일 공단협에서 올 임금인상폭을 3.2%로 일괄 타결한 가운데, SC제일은행 노조측은 당초 금융노조가 주장한 9%대의 인상안을 강력하게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회사측은 공단협 수준 이상은 곤란하다는 방침이다. 은행측 관계자는 "매년 실적이 상승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노조가 주장하는 수준까지 임금을 인상해 준다는 것은 무리"라고 반박했다.

◆장기화는 노사 모두 '지는 게임'

SC제일은행 노사가 이처럼 지루한 교섭을 거듭해 온 것은 노조측의 조속한 교섭 촉구에도 불구하고 공단협 결과를 지켜보며 시간을 끌어 온 은행측의 책임이 적지 않다.

은행측은 실제로 지난달 첫 상견례 이후 다섯 차례나 교섭에 불참하면서 교섭을 끌어왔다. 일종의 협상전략으로 볼 수도 있으나, 6월 말 공단협에서 열외하면서까지 조속한 협상을 주장해 온 노조와의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지난 16일 공단협이 3.2% 임금인상을 골자로 타결된 만큼 SC제일은행 노사간 교섭도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17일 오후 4시간을 넘기면서까지 진행된 노사간 11차 교섭은 이같은 낙관적인 전망을 무색케 했다.

이날 역시 노사 양측은 기존의 입장만을 고수한 채 한발자국도 진전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 부장은 "이날 역시 진전된 것은 하나도 없다"며 "은행측이 비정규직 처우개선에 대해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한국 내 근무경험이 짧은 외국인 경영진이 우리나라 노사문화에 대한 이해가 짧아 교섭에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이같은 대립과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노사 모두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타 은행들이 공단협 타결로 타협의 실마리를 잡아가는 데 반해 상반기 실적이 썩 좋지 못한 SC제일은행만 대립하고 있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지부진한 교섭이 거듭되고 있는 가운데 어떤 방식으로든 타협점을 찾지 않을 수 없는 없는 상황이다. SC제일은행 경영진의 고민이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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