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물량지수가 석달 연속 상승했다. 반도체와 화장품의 수출량이 증가한 영향이 컸다. 반면 수입물량지수는 석달만에 하락세를 보였다. 폭스바겐 사태에 외제차 수입이 줄어든 까닭이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6년 7월 수출물량지수는 139.61(2010년 100기준)로 전년동월대비 0.8% 상승했다. 지난 5월 5.9%, 6월 3.6%에 이어 석달째 오름세다.
석탄 및 석유제품(12.7%), 화학제품(9.8%)등은 수출 물량이 증가한 반면, 수송장비(-12.8%), 석유 및 가죽제품(-11%), 일반기계(-8.5%)등은 수출량이 감소했다.
특히 자동차 등 수송장비 수출량은 지난해 10월(3.0%) 이후 9개월 연속 전년동월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수출금액지수는 111.06로 전년동월대비 7.6% 감소했다. 수송장비(-13%), 석탄 및 석유제품(-10.5%), 일반기계(-9.2%), 전기 및 전자기기(-7.2%) 등 주력 수출품의 가격이 동반하락한 영향을 받았다.
이창헌 한은 물가통계팀 과장은 “화장품과 반도체의 수출량이 증가한 부분이 컸다”며 “다만, 수송장비는 신흥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수요가 줄어든데다, 해외 생산이 증가하며 감소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수입물량지수는 117.93으로 전년동월대비 4.9% 하락하며 석달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석탄 및 석유제품(9.0%)의 수입량이 증가했지만, 일반기계(-17.5%), 수송장비(-13.2%)등의 수입량은 감소했다.
수입금액지수는 93.73으로 전년동월대비 13.1% 하락했다. 광산품(-25.7%), 석탄 및 석유제품(15.7%), 일반기계(14.3%), 제1차 금속제품(-13.0%)의 낙폭이 컸다.
이 과장은 “공업용 로봇과 터빈 등 일반 기계가 전반적으로 안좋았다”며 “최근 계속해서 증가세를 보이던 수송장비도 폭스바겐 승인 취소로 수입량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교역조건은 개선흐름을 이어갔지만 증가폭은 대폭 축소됐다.
수출상품 한 단위로 수입할 수 있는 양을 의미하는 순상품교역지수는 100.09로 전년동월대비 0.4% 상승했다. 7월 수출가격(-8.3%)에 비해 수입가격(-8.6%)이 더 떨어진 영향 때문이다. 순상품교역지수 상승률은 2014년 9월(0.6%) 이후 1년10개월만에 가장 낮았다.
순상품교역지수에 수출물량지수를 반영한 소득교역조건지수는 139.74로 지난해 같은달에 비해 1.2% 상승했다.
교역조건지수는 국제유가 하락세로 지난해 매월 두자릿수 증가율을 보이다가 올해 들어 증가세가 한자리대로 떨어졌다. 이는 유가하락폭이 지난해보다 주춤한 탓이다.
이 과장은 “지난해 교역조건지수가 높은 증가세를 보였던 것은 유가가 워낙 큰 폭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라며 “최근에는 유가 하락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며 둔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