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야심찬 中자본 모시기… “공급 조건 변경 없이 투자 없다”

입력 2016-08-2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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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서울시내 알짜부지에 대해 자금력이 풍부한 중국기업 모시기에 나서고 있지만 정작 시장 분위기는 냉랭하다. 공급조건이 유지돼 수익성이 낮은데다 외국 자본이 투입된 일부 현장이 좌초되면서 안정성 역시 담보할 수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28일 서울시에 따르면 1조원 규모의 옛 서울의료원 부지를 비롯해 최근 거듭된 유찰로 단독개발 추진을 고려중인 DMC랜드마크 용지 등 알짜부지에 대해 오는 10월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와 함께 공동주최하는 중국 투자 관련 행사에서 중국 기업이 입찰할 수 있는 지침을 세웠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옛 서울의료원 부지는 지난해 두 차례 유찰된 바 있다. 당초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가 들어서는 옛 한국전력 부지가 가까워 시장의 관심은 높았지만 인수가 1조원 대비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로 유효 입찰자가 없어 결국 유찰됐다. 시는 매각 대상지를 둘로 쪼개고 용도지정도 일부 완화해 투자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할 계획이다.

올해에만 두 차례 사업자 선정에 나섰던 마포구 상암동 DMC 랜드마크 부지 역시 이 행사에 소개될 예정이다. 3만7259㎡ 부지에 숙박·업무·문화 등 시설로 이뤄진 100층 내외 초고층 빌딩 건설하는 대형 프로젝트로 예상 사업비는 3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서울시의 이 같은 방침이 전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시장 반응은 냉랭하다. 이미 수익성이 낮아 외국 자본이 등을 돌린 상태에서 공급조건의 변화가 뚜렷하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DMC랜드마크 용지의 경우 공급조건이 변경되지 않음을 밝혔다.

이에 지난 2014년 서울시와 DMC랜드마크 부지 개발을 위해 투자의향서를 체결, 지난해 하반기 매각 초읽기에 들어갔던 중국 녹지(뤼디)그룹은 향후 서울시내 부지 공개매각 프로젝트에 참여할 의사가 없음을 밝히기도 했다.

중국 녹지그룹 관계자는 “서울시가 부지를 공급하는 조건이 바뀌지 않는 한 중국 기업들로부터 관심을 얻기가 어려울 것”이라며 “사실 중국 대형 자본 기업들의 경우 관심은 보였어도 아직까지 실질적인 투자가 이뤄진 곳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인 완커를 비롯해 푸리부동산그룹의 경우 국내 부동산 개발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 왔지만 정부 혹은 지방자치 주최 사업에 대해 투자를 확정지은 것은 없다. 중국 리포그룹은 지난 3월 인천 영종도에서서 추진되던 국내 첫 카지노복합리조트 사업에서 2년 만에 철수를 결정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일부 외국 자본이 들어간 현장이 소송 등으로 인해 중단되면서 투자안정성이 담보되지 않는 측면을 꼽기도 했다.

녹지그룹이 참여하는 제주도 초고층빌딩 ‘드림타워’ 는 56층으로 건설되기로 했지만 제주도민 등의 반발로 지난 7월 원희룡 제주지사가 건축허가를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사업이 난항을 겪기도 했다. 말레이시야 버자야그룹이 개발에 나섰던 제주 예래휴양형 주거단지 조성산업의 경우 공사가 전면 중단된 상황이다. 이미 제주도로부터 인·허가를 받은 사업장이였지만 토지를 강제 수용당한 토지주들이 ‘토지수용 재결처분 취소 청구소송’을 제기, 토지주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국내 부동산 개발업체 관계자는 “수시로 바뀌는 정책기조 등으로 현장의 연속성이 결여되고 실제 현장이 좌초된 곳도 있다보니 중국 대형 그룹에서는 저울질만 하다가 끝나는 경우가 많다”며 “투자설명회를 통한 유치는 (입찰)경쟁자가 많을 때 하는 것이지만 현재처럼 관심도가 떨어진 상황에서 투자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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