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 폭염에 희비 엇갈린 산업계… ‘가전제품ㆍ영화관’ 웃고, ‘상가ㆍ미용실’ 울고

입력 2016-08-24 08:36 수정 2016-08-24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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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두 번째 절기인 처서를 맞이했음에도 연일 기록적인 폭염(暴炎)이 이어지면서 사회와 경제, 산업계에 엄청난 파급 효과를 가져왔다. 에어컨 등 냉방기기 제조업체와 온라인몰, 백화점, 영화관 등 유통 일부 업종은 매출이 크게 늘면서 폭염 특수를 누리고 있다. 반면 오프라인 쇼핑 업종의 매출은 줄었다. 시민들이 더위를 피하는 데 소비를 집중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4일 산업계에 따르면 폭염으로 생산과 소비활동 위축 우려 가능성도 있으나, 한편으로는 일부 내수 경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등 긍ㆍ부정 효과가 혼재해 있다는 평가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내수 업종별로 차별화된 영향을 미치면서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중립적”이라고 판단했다.

폭염 속에서도 웃는 대표적인 산업군이 가전업계다. 에어컨 성수기인 6~7월을 지나 8월 초부터 판매량이 소강상태로 접어드는 것이 일반적이나, 올해는 주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삼성 무풍 에어컨은 최근 두 달간 10만 대 넘게 팔렸고, 대유위니아 스탠드형 에어컨은 7월 판매량이 지난해 대비 3.8배 이상 늘었다.

업계는 올해 에어컨 판매량이 역대 최대인 22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에어컨 전체 판매량은 2011년 180만 대, 2012년 150만 대에서 2013년 200만 대로 껑충 뛰었다. 이후 2014년에는 세월호와 2015년 메르스 사태로 판매량이 다소 주춤했다.

더위를 피해 소비자들이 실내로 몰리면서 워터파크와 영화관, 편의점, 대형마트, 커피전문점, 온라인 쇼핑몰도 특수를 누렸다. 삼성카드 빅데이터연구소가 지난해와 올해 7~8월 업종별 카드 매출 증가율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영화관은 지난해 여름 매출 증가율이 88%였는데 올해는 134%로 급증했다.

또 대형마트는 매출 증가율이 10%에서 15%로, 커피전문점은 15%에서 18%로 증가했다. 일례로 탐앤탐스는 폭염이 시작된 7월 26일부터 8월 1일 가장 더운 시간대인 오후 2~5시의 매출이 일주일 전 같은 시간대보다 평균 15% 이상 상승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여름용품 매출이 껑충 뛰었다. 7월 4일~8월 3일 G마켓에서 팔린 빙과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97%, 냉풍기는 139%가 많았다. 가공식품과 모바일쿠폰도 각각 49%, 50% 매출이 신장했다. 아울러 폭염에 이은 열대야로 잠 못 이룬 시민들은 야식을 즐겼다. 7월 한 달간 밤 10시에서 새벽 3시 사이 e쿠폰과 가공식품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6% 늘었다.

반면 여러 매장을 돌아다녀야 하는 오프라인 업종의 매출은 감소했다. 동대문 의류 상가 관계자는 “지난해 비해 여름 매출이 종합의류는 10%, 여성정장은 25% 줄었다”고 말했다.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폭염 탓에 외부 활동을 최대한 줄이려는 사람이 늘면서 피부관리와 미용실, 피부과 등의 매출도 줄었다.

박 팀장은 “이상기온이 빈발하면서 날씨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다”며 “유난히 더운 올해 여름 날씨가 3분기 국내 성장률, 특히 내수경기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지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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