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섬은 인수가격 차이를 놓고 한 차례 협상이 결렬되자 정 회장이 직접 정재봉 한섬 사장을 만나 협상을 담판 짓고 얻은 첫 인수ㆍ합병(M&A) 작품이다. 정 회장 품에 안긴 이후 든든한 투자 지원을 바탕으로 성장세도 거침없다. 이에 정 회장이 한섬에 유독 애정을 많이 보이는 것도 M&A 첫 작품으로 경영능력에 A+ 점수를 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섬은 신규 브랜드 ‘래트 바이티(LÄTT BY T, 이하 래트)'를 26일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에 오픈한다고 24일 밝혔다. 한섬이 여성복 브랜드를 론칭한 건 1997년 여성캐주얼 브랜드 ‘SJSJ’ 이후 거의 20년 만이다.
한섬은 대표 브랜드인 ‘타임’을 독립사업부로 확대한 이후 지난해부터 타임사업부 내 신규 브랜드 TF팀을 구성해 브랜드 론칭을 준비했다. 한섬 측은 ‘편안하고 심플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전달하고, 통일된 이미지를 주기 위해 브랜드명은 물론 매장 분위기, 쇼핑백 등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썼다고 설명했다.
한섬은 또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중시하는 합리적인 소비 트렌드를 반영해, 판매가를 현재 백화점에 있는 주요 여성패션 브랜드와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했다. 또 동일한 상품군에서도 다양한 가격대로 선보이는 것이 이 브랜드의 특징이다.
한섬은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에 ‘래트’ 1호점 오픈을 시작으로 연내에 총 10개의 매장을 주요 백화점에 전개할 계획이다. 또한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해서도 ‘래트’ 알리기에 나선다. 다음달부터 한섬 온라인몰인 ‘더한섬닷컴’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더한섬’을 통해서도 구매가 가능하다.
한섬은 공격적으로 유통망을 확대해 오는 2020년까지 ‘래트’ 매출을 1000억 원으로 정했다. 타임·시스템과 같이 메가 브랜드로 육성해 한섬의 신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한섬 관계자는 “론칭한 지 20년이 넘은 여성 브랜드들에 대한 세대별 선호 브랜드가 나뉘는걸 보완하는 한편 여성복 포트폴리오 강화 차원에서 전 연령대가 선호할 수 있는 브랜드를 선보이게 됐다”며 “2018년 매출 1조 목표를 달성해 가기 위해 ‘래트’뿐만 아니라 다양한 복종에서 새로운 브랜드를 개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섬의 가파른 성장 배경에는 정 회장의 공격적인 투자와 체질 개선이 원동력이 됐다.
브랜드 수를 늘리고, 디자인에 주력하면서 브랜드 고급화 전략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브랜드 수는 2011년 인수 전 12개에서 30개로 확대됐으며, 매장 수도 390여개에서 600개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정 회장은 올해도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갈 방침이다. 신규 여성복 론칭과 더불어 경기도 이천에 최대 규모의 물류센터도 신설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