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원리조트]“우승하면 다 엄마의 꿈 덕이죠”...신세대 기대주 김예진

입력 2016-08-28 13:53 수정 2016-08-28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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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위는 던져졌다. 아마도 몇 시간 뒤에는 결정이 날 것이다. 마침 오늘이 생일이다. 우승하면 스스로 자축하는 셈이다. 그런데 우승이 어쩌면 어머니의 꿈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 그는 ‘만일 우승하면 어머니의 좋은 꿈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사실 우승을 하려면 무조건 뛰어난 기량은 기본이다. 그런 뒤 어느 정도 상위권에 오르면 나머지는 운이다. 이를테면 티샷아 오른쪽으로 확 밀려 OB(아웃 오브 바운스)가 나야 할 볼이 나무를 맞고 운 좋게 페어웨이로 들어온다. 그리고 버디를 한다. 이것이 행운이다. 이런 기분 좋은 운이 따르면 우승에 가까진다. 기량이 뛰어나면 늘 입상권에 든다. 우승하는 선수는 아예 기량이 탁월하거나 신의 행운이 뒤따라야 한다.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 최종일. 챔피언조에서 신세대 기대주 김예진(21·요진건설)은 시즌 2승을 올린 고진영(21·넵스)과 한판승부를 벌인다.

김에진은 아직 우승이 없다. 지난해 2위를 한 것이 최고 성적이다. 지난해 루키시즌에 28개 대회에 출전해 ‘톱10’에 10회나 들었다. 그런데 아쉽게 신인상을 놓쳤다. 랭킹 2위였다.

그런데 올해 이상하다. 겨우 ‘톱10’이 한번이다. 9번이나 컷오프 됐다. 징크스 2년차를 지독하게 맞고 있는 셈이다. 왜 그럴까.

“욕심 탓이다. 지난해 기대이상으로 잘 쳤다. 그래서 올 해는 ‘뭔가 보여주려고 과욕을 부린 것’이 화근이 됐다. 무리한 플레이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최근에 코치님을 바꾸면서 스윙자세와 마음가짐을 다잡고 있다.”

그가 처음 클럽을 잡은 것은 초등하교 6학년 때. 아버지 권유였다. 부친이 야구선수였는데 대학교 때 부상을 당해 운동을 접으면서 그에게 운동을 해보라고 했다. 처음에는 취미였다. 집 근처에 마침 골프연습장이 있어서 그곳에 배웠다. 이때 아버지는 야구선수 출신답게 골프가 수준급이었다. 초등학생 답지않게 161cm의 큰 키에 장타력이 일품인 김예진은 아버지의 NNA를 물려받은 탓인지 1년 만에 70타대를 쳤다. ‘골프선수의 길’을 확신하면서 동래여자중학교에 입학, 본격적으로 골프에 매달렸다. 아버지가 골프채널을 보면서 골프기술과 이론을 딸에게 접목시키면서 기량이 부쩍 늘었다.

3년 만에 주니어 전국대회에서 우승했다. 2011년 고1 때 국가상비군에 발탁됐다.

“프로세계에 뛰어들고 싶어 아마추어이면서 프로골프대회에 나갔다. 결국 컷오프 됐고, 상비군도 탈락했다.”

그는 2013년 5월 고 3때 프로에 데뷔했다. 준회원 Q스쿨에서 수석합격했다. 정회원으로 입회하고 나서 ‘퍼팅입스’로 인해 6개월 동안 고생했다. 시드전도 탈락할 정도로. 동아대학에 진학했고, 2년 때 1부 투어로 올라갔다.

그는 기본기가 탄탄하다. 170cm에서 뿜어 나오는 드라이버가 일품이다. 260야드 이상은 시원하게 날린다. 그린적중률도 80%가 넘는다. 다만, 퍼팅이 단점이다.

혼자서도 잘 노는 김예진은 틈만 나면 영화를 본다. 그는 성격이 활달하다. 별로 욕심이 없다, 그래서 아직 우승을 못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기회를 잡은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에서 과연 우승을 할 수 있을까.

김예진은 “(박)인비 언니가 손가락 부상에도 불구하고 금메달을 따는 모습을 보면서 ‘반드시 올림픽에 나가고 싶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남은 10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LPGA KEBㆍ하나은행 챔피언십에 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예진은 “엄마가 공식연습일에 ‘정말 좋은 꿈을 꾸셨다’고 했다. 엄마의 꿈이 맞아 떨어질는지 궁금하다. (사진=KLPGA 박준석 포토) 정선(강원)=안성찬 골프대기자 golf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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