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안방보험의 알리안츠생명 인수가 자살보험금 우발채무(잠재부채) 문제로 또 다른 위기에 봉착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안방보험은 최근 금융당국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 자료를 제출했다.
안방보험은 지난 4월 초 알리안츠생명 한국법인을 약 35억 원에 인수하기로 독일 알리안츠그룹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당시 자산 16조 원 규모인 알리안츠생명을 단돈 약 35억 원에 인수해 ‘헐값’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이후 5개월이 다 되도록 적격성 심사를 요청하지 않아 여러 관측이 난무했다.
업계는 안방보험의 심사신청 지연을 두고, 사드배치에 대한 중국자본의 보복, 중국 금융당국의 안방보험 조사, 자본확충 부담 등을 그 배경으로 거론해 왔다. 특히 자본 확충을 두고 안방보험의 준비 기간이 길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최근 발생한 우발채무 문제가 발목을 또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안츠생명의 우발채무인 자살보험금 미지급액(지난 5월 기준)은 141억 원(137건)이다. 이는 알리안츠생명이 안방보험으로부터 받아야 하는 예상 매각가(35억 원)보다 100억 원 남짓 많다.
알리안츠생명은 안방보험에 35억 원을 받고 회사를 매각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100억여 원 돈을 더 얹어주고 매각해야 하는 초유의 일이 발생한 셈이다.
금융당국 내에서도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양측이 정확한 매각가 산정을 위한 실사과정인 ‘듀 딜리전스(Due Diligence)’에서 자살보험금 우발채무 규모를 살펴보기는 했을 것”이라며 “다만 SPA 체결시점이 자살보험금 이슈가 촉발된 지난 5월 전이었고, 지급의무도 불확실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안방보험이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또 다른 관계자는 “자본금 확충 문제 때문에 준비 기간이 길어졌을 뿐, 알리안츠생명 인수를 마무리하겠다는 의지에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적격성 심사를 요청했기 때문에 별 다른 무리 없이 인수 승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