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법정관리 초읽기…채권단·한진그룹 막판 줄다리기 팽팽

입력 2016-08-29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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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외 상환유예·용선료 협상, 1.2조 조달 효과”…채권단 “추가방안 없인 지원 불가” 원칙 고수

한진해운의 운명을 결정할 시점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산업은행을 주축으로 한 채권단과 한진그룹 간의 막판 줄다리기도 팽팽하다. 채권단은 대우조선 같은 사례를 또다시 만들 수는 없다는 인식 아래 ‘그룹 지원 없으면 법정관리’라는 당초 방침을 강경하게 고수하고 있고, 한진그룹은 “최선을 다했고 채권단 지원만 남았다”며 읍소하고 있다.

한진그룹 측은 28일 성명을 통해 “현재 해외 금융기관들까지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지 않도록 나서고 있다”며 “국가 기간산업인 해운산업이 붕괴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도록 정부와 채권단의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한진해운 지원에 대해 소극적인 입장을 보여 왔던 한진그룹이 5000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어렵게 제시했음에도 채권단이 강경한 입장을 보이자 이 같은 입장을 공표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진그룹에 따르면 독일 HSH 노르드 방크, 코메르쯔 뱅크, 프랑스 크레딧 아그리콜 등 해외 금융기관이 선박금융 채권 상환유예에 대한 동의 의사를 한진해운에 전달해왔다. 이번 해외 금융기관들의 상환유예 조치에 따라 약 1280억 원의 자금 조달 효과를 볼 수 있게 됐다는 게 그룹 측 설명이다. 그룹 관계자는 “이번 결정에 따라 다른 해외 금융기관들도 동참하겠다는 의사 표명이 이뤄지고 있어 총 4700억원의 자금조달 효과가 생기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 용선료 조정 협상에서 마지막까지 난항을 겪던 최대 선주사인 시스팬이 산업은행의 동의를 조건으로 용선료 조정에 합의했다”며 “한진해운 용선료 조정(8000억 원)과 함께 선박금융 유예를 통해 총 1조2700억 원의 유동성을 조달하는 등 채권단이 요구한 자율협약 조건 대부분을 충족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한진그룹은 지난 26일 채권단에 △한진해운 유상증자시 대한항공의 4000억 원 참여 △추가 자금 필요시 그룹 계열사의 자금 지원과 조양호 회장의 유상증자 참여를 통한 1000억 원 등 총 5000억 원에 달하는 자구안을 제출한 바 있다.

그러나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한진해운이 내년까지 경영을 유지하기 위해 1조~1조2000억 원 규모의 자금이 필요한 데 자구안 규모가 절반에 그친다며 “한진해운의 운영 부족자금이 1조원이 넘는다는 분석도 용선료 조정, 선박금융 상환유예를 완료한다고 가정했을 때”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진그룹이 자구 금액을 추가하지 않을 경우 한진해운에 대한 지원은 불가능하며,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지난해 10월 대우조선해양에 4조2000억 원의 자금을 지원하고도 부실을 털어내지 못한 것에 대한 ‘대우조선 학습효과’로 원칙을 고수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채권단은 이에 따라 30일까지 한진그룹이 추가 자금지원 내용을 밝히지 않을 경우 기존에 제출한 자구책의 수용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만약 자구책이 반려되고 채권단 자율협약 종료 기한인 9월 4일을 넘기게 되면 한진해운은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된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국내 수출입 화물운송의 99%, 국가 전략물자 수입의 100%를 담당하는 국가 기간산업인 해운산업 전체가 붕괴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해 한진그룹 측은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되면 사실상 한국 해운산업 자체가 붕괴되는 것은 물론 조선업, 항만업 등 연관산업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수출기업의 물류비용 또한 연간 4407억원이 추가될 것이라는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의 조사 결과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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