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정우 샤프 신임 사장이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손꼽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공동 개발하고 싶다며 사정이 어려운 재팬디스플레이(JDI)와의 제휴 의사를 내비쳤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다이 사장이 29일 인터뷰에서 한국 기업이 주도하고 있는 OLED를 JDI와 공동 개발하고 싶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고 보도했다. 다이 사장은 궈타이밍 혼하이정밀공업 회장의 오른팔로 샤프를 회생시켜야 하는 막중한 과제를 안고 샤프의 신임 사장에 임명됐다.
그는 이날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의 기술자들끼리 힘을 합쳐 한국 기업에 대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이 사장은 “중국, 한국 기업과 경쟁할 수 있도록 협력해 일본 기업 연합체를 만들자”며 공동 개발에 의욕을 보였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어 그는 구체적인 협상은 향후 과제라며 JDI의 대주주인 민관펀드 산업혁신기구의 설립 목적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왜 나랏돈을 사용해 샤프와 싸우는 것인지. 일본의 액정 전문가들이 모두 모여 개발해 함께 경영하자”고 강조했다.
샤프는 혼하이정밀공업의 출자를 받아 2000억 엔을 투자해 OLED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2018년에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지만 한국 기업들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면서 제조장치 확보가 어려워져 계획 수정이 불가피한 상태다. 혼하이 그룹에서 OLED 연구를 진행하던 일본 법인은 최근 해산 절차에 들어갔고, 해당 기술자들은 이미 샤프와 혼하이가 공동 운영하는 대형 LCD 패널회사 사카이 디스플레이 프로덕트(SDP)로 이적했다. 다이 사장은 양사 기술을 SDP로 한 데 모아 양산을 효율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OLED 양산화를 계획한 JDI와 손을 잡으면 상황이 다소 유리하게 전개될 것이라는 판단이 선 것으로 보인다. OLED 연구·개발 및 양산에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데, JDI 역시 자금 사정이 녹록지 않아 산업혁신기구에 금융 지원을 요청한 처지다.
OLED 패널은 향후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에 탑재될 예정으로, 한국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 패널 업체들이 투자를 서두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