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규제에도 개포 재건축 아파트값 오른다고?

입력 2016-08-30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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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리 인상되면 투자자 줄어 주택시장 냉각될 수도

『최영진 대기자의 현안진단』

부동산 시장은 참 희한하다.

정부가 대출규제와 공급 축소 등을 통해 주택시장을 냉각시키겠다고 했지만 일부 지역은 오히려 강세 분위기다.

공급을 줄이면 상대적으로 새 아파트의 희소가치가 높아져 호재가 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 한참 뜨고 있는 강남 개포권 재건축 대상 아파트 매물이 거의 자취를 감추면서 가격도 2000만~4000만원 가량 올랐다. 일시에 급등세로 돌아섰다.

물론 공급을 축소하면 언젠가는 집이 모자라 주택값이 오르는 국면으로 치닫는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주택 공급이 너무 많아 1~2년 후면 입주물량 폭탄으로 주택시장이 얼어붙을 확률이 높은데도 집값이 급등한다고 하니 이해가 안갈 게다.

시장의 얼굴은 다양하다. 전쟁이 터져도 집값이 오르는 곳이 있게 마련이다. 국지적으로 판단을 해봐야 한다는 소리다. 강남권은 다른 곳보다 수요가 풍성해 아무래도 경기 부침의 영향을 적게 탈 여지가 많다. 그런 이유로 강남권 부동산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늘어 성공 기반이 더욱 탄탄해질지 모른다.

하지만 강남권 부동산이라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금리 인상과 같은 일이 벌어지면 배겨날 재간이 없다. 강남권은 가격이 비싸 은행 돈을 빌려 투자한 사례가 많아서다. 개포동의 10여 평되는 아파트값이 거의 10억원에 육박하니 다 자기 돈으로 산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적어도 절반은 은행 대출을 끼지 않았나 싶다. 대출금이 많으면 이자 부담도 커 금리가 조금이라도 높아지면 그만큼 타격이 심해지는 법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설이 나돌고 있는 가운데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값 상승세는 오래 유지될 것 같지 않다. 미국이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 우리 도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을 텐데 그렇게 되면 집값이 오히려 떨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개포동 재건축 아파트값이 오른다고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는 소리다. 국내 금리가 인상되면 공급이 넘쳐나는 곳은 더 힘든 상황에 놓이겠지만 강남권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소리다.

투자 수요는 급격히 감소할게 뻔하고 대출이자를 감당하기 버거운 부동산은 시장에 급매물로 쏟아져 나와 침체 국면으로 치닫게 될 확률이 높다.

자기 수입에 걸맞게 대출을 받은 수요자라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만 남의 돈 끌어들여 무리하게 투자를 감행한 경우는 십중팔구는 쓴맛을 보게 된다는 얘기다.

그래서 부동산 투자는 멀리 봐야 한다. 주식처럼 곧바로 대응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적어도 5년은 내다보고 투자를 결심해야 오류를 줄일 수 있다. 자산운용사나 부동산 펀드 등의 투자기간은 대개 3년 또는 5년이다. 중장기 운용을 통해 리스크를 줄인다는 일종의 전략인 셈이다. 그 정도 돼야 경기 예측도 가능하고 시장 대응 또한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모양이다.

이제 국내 금리 인상 후의 부동산 시장 향방을 더 주시해야 할 때인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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