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패치·한남패치' 운영자 검거, 범행 동기는 "재력있는 여자 보고 질투"

입력 2016-08-30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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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MBC 뉴스 관련 보도 캡처)
(출처=MBC 뉴스 관련 보도 캡처)
일반인들의 신상을 무차별 폭로한 ‘강남패치’와 ‘한남패치’ 운영자들이 검거됐다.

20대 여성인 두 사람은 모 기업 회장 외손녀에 대한 질투심과 남성에 대한 적개심 때문에 범행을 벌인 것으로 드러나 논란을 빚고 있다.

30일 오전, 서울 강남경찰서와 수서경찰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계정을 개설해 일반인들의 개인 신상이나 사생활을 폭로하는 게시물을 올린 혐의(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로 강남패치 운영자 정모(24ㆍ여)씨와 한남패치 운영자 양모(28ㆍ여)씨를 각각 불구속 입건했다고 전했다.

경찰 측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 5월 초 인스타그램에 강남패치 계정을 개설하고 피해자 A(26ㆍ여)씨의 개인 신상 및 유흥업소 종사 경력 등의 사생활 정보를 사진과 함께 게재했다. 해당 게시물에는 “현재 스폰서를 만나 살고 있다”와 같은 민감한 사생활과 관련된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정씨는 이런 내용들을 인스타그램 메시지로 제보 받은 후 사실을 확인하지 않은 채 그대로 게시했다. A씨와 같이 강남패치 계정에 신상이 올라와 피해를 본 사람은 무려 100여 명이었다.

경찰 조사 결과 정씨는 한 기업 회장의 외손녀에 대해 질투심을 품고 범행을 벌였다고 자백했다. 정씨는 “자주 가던 강남의 클럽에서 한 기업 회장 외손녀를 보고 박탈감을 느꼈고, 질투심이 일어 강남패치를 만들게 됐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또한, 강남패치가 이슈가 되자 자신이 검거되지 않을거라고 생각한 정씨는 “훼손될 명예가 있으면 날 고소하라”는 등의 다수를 향한 조롱글을 올렸고 강남패치에 대한 언론보도를 캡처해 ‘홍보해줘서 고맙다’는 게시물을 올리기도 했다.

또 최초 개설한 ‘강남패치’ 계정이 피해자들의 신고로 사용이 정지되자 30여차례 계정을 새로 개설해가며 운영해 왔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 수사가 시작된 이후에도 정씨는 언론과 인터뷰를 진행하는 등 여유와 대담함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강남패치를 공동 운영한 정씨의 친구 A씨 역시 행방을 추적 중이다.

또한, 정씨가 만든 강남패치를 보고 뒤따라 생겨난 한남패치(유흥업소에 드나들거나 근무한 경력이 있는 남성들의 신상을 공개하는 계정)의 운영자 양씨도 경찰에 검거됐다.

양씨는 “2013년 강남의 한 병원에서 성형수술을 받은 뒤 부작용을 겪어 5번 재수술을 하고 3년간 남성 의사와 소송전을 벌였다. 그 일로 우울증과 불면증에 시달리던 중 강남패치를 보고 그 의사가 떠올랐고, 비양심적이고 겉과 속이 다른 남자들에 대해 알려야겠다고 생각해 한남패치를 개설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한편 이런 무차별 신상 폭로 계정들은 또 다른 범죄에 악용되기도 했다. 경찰은 한남패치에 올라온 사진과 글을 자신이 운영하는 사이트에 옮긴 뒤 피해자들이 삭제를 요구하면 대가로 금품을 요구한 혐의(공갈ㆍ협박 등)로 블로그 운영자 김모(28)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김씨는 피해자들에게 200만원 상당의 가상화폐 ‘비트코인’을 보내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 사건을 계기로 ‘해외 SNS계정을 이용하면 검거가 어렵다’는 인식이 바뀌길 기대한다”며 “해외 SNS를 악용해 사생활 침해성 글을 무분별하게 게재하는 사건에 대해 엄정히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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