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정부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성격인 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 협상 중단을 촉구했다고 3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FTA에 대한 대중의 회의가 커지고 미국의 요구에 대한 좌절이 커져가는 상황에서 프랑스가 이런 요구를 했다고 FT는 설명했다.
마티아스 페클 프랑스 무역장관은 이날 “다음 달 슬로바키아의 브라티슬라바에서 27개 EU 회원국이 모인 자리에서 정식으로 협상 중단을 제안할 것”이라며 “TIPP 협상에 대한 프랑스의 정치적 지원은 없을 것이다. 미국은 아무것도 주지 않거나 부스러기만을 주고 있다. 다시 좋은 기반에서 협상을 하려면 여기에서 확실하고 최종적으로 멈출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미 독일에서도 비판적인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어서 TTIP의 장래가 더욱 불투하게 됐다.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부총리 겸 경제장관은 이번 주 “TTIP 협상은 실패로 끝나고 있다”고 말했다.
EU 집행위(EC)는 즉각적으로 협상을 강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세실리아 말름스트롬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미국 측과 화상회의를 가졌다”며 “협상은 계속된다”는 트위터 트윗을 남겼다. 다른 EC 고위관리들도 프랑스의 요구가 협상 중단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 모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내년 1월까지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문을 품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독일에서는 좌파 정치인들이 TTIP는 환경 기준과 근로자 권리를 약화시킬 것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프랑스는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물론 중도 우파 야당도 보호무역자이자 극우주의자인 마린 르펜 국민전선(FN) 대표의 맹공격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또 영국이 유럽연합 탈퇴인 브렉시트(Brexit)를 결정하면서 미국은 EU 내에서 무역친화적인 동맹을 잃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