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30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으로부터 역대 최대인 130억 유로(약 16조2200억 원)의 세금 폭탄을 맞은 가운데 애플 최고위 임원들이 EU 집행위원회의 결정에 거칠게 항변하고 나섰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EU 집행위(EC)의 결정에 반박하는 공개서신을 보냈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유럽의 애플 커뮤니티에 보내는 메시지’라는 제목의 서신에서 쿡 CEO는 “EC의 행동은 전례 없는 것이며 심각하고 광범위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며 “사실상 EC가 이래야 한다고 생각하는 바에 따라 아일랜드 세법을 교체하라고 제안하는 셈이다. 이는 EU 회원국 각각의 주권과 유럽 법의 원리를 파괴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는 명백히 애플을 타깃으로 한 것”이라며 “이번 결정으로 유럽 내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가장 깊고 해로운 영향이 미치게 됐다. EC의 논리대로라면 아일랜드와 유럽 전역의 모든 기업이 갑자기 존재하지도 않는 법에 따라 세금을 낼 위기에 처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쿡이 정치적으로 민감한 이슈에 직접적이고 공개적으로 의사를 표현한 것은 이번이 올 들어 두 번째라고 WP는 전했다. 쿡은 지난 2월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아이폰 잠금 해제를 거절했다.
그는 아일랜드가 애플에 특혜를 줬다는 주장에 대해서 “사실적 법적 근거가 없다”며 “우리는 그런 특별한 딜을 요구하지도 받은 적도 없다”고 부인했다.
루카 마에스트리 애플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애플은 아일랜드와 미국, 전 세계에서 최대 납세자”라며 “EC는 애플이 내는 세금을 부정확하게 계산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결정이 유럽 경제를 황폐화시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만일 EC의 결정대로 애플이 세금을 내면 아일랜드는 글로벌 기업을 유치하는 최대 매력을 잃게 된다.
애플의 브루스 세웰 법률자문은 “법정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할 것이다. 우리가 이길 것으로 자신한다”며 “EU의 결정은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