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오리온그룹이 멀티플렉스 영화관인 메가박스를 맥쿼리펀드에 매각하면서 오리온의 담철곤·이화경 체제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지금까지 오리온그룹은 담철곤 회장이 그룹의 큰 밑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해 왔고 이화경 사장이 구체적인 그룹운영을 진두지휘하면서 완벽한 파트너십을 보여오며 재계에선 이미 잉꼬부부로 소문이 나 있었다.
그러나 오리온그룹의 핵심인 메가박스 매각을 시작으로 그룹 전면에 나섰던 이화경 사장의 역할이 축소되고 있으며 종국적으로 담철곤 회장 1인 체제로 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
현재 담 회장은 그룹 총괄, 이 사장은 외식·엔터 총괄을 맡아 그룹의 운영해 오고 있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이번 메가박스의 매각으로 담 회장 쪽으로 균형추가 완전히 기운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동안 이 사장은 그룹의 외식·엔터테인먼트를 총괄하고, 담 회장은 그룹 총괄이라지만 그룹차원에서 비 외식·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주력해왔다는 것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 사장이 맡았던 외식·엔터테인먼트 사업의 위축은 비 외식·엔터테인먼트 사업 확대로 이어지고, 자연스럽게 담 회장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울러 최근 A증권사에서는 오리온그룹이 메가박스를 매각해서 들어온 자금으로 건설업 진출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고 재무적 부담도 해소할 것이라며 이화경 사장이 맡았던 엔터부분의 축소를 암시하고 있다.
오리온그룹은 그동안 종합미디어 그룹을 지향하며 제과부문을 축으로 베니건스, 메가박스, 온미디어, 쇼박스 등을 통해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성장동력으로 강력히 추진해 왔었다.
이런 가운데 메가박스 매각은 투자-제작-배급의 수직계열화를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고 이는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뜻이 없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인 것이다.
실제 지난해부터 온미디어 철수설도 구체적으로 나돌고 있는 가운데 영화(OCN 등), 애니메이션(투니버스) 등 10채널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최대 케이블 TV네트워크인 온미디어가 매각설에 휩싸였었으며 증권가에선 SKT와 매각 협상 중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왔었다.
이런 움직임은 그룹차원에서의 사업 재편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업계는 오리온그룹이 메가박스 매각 자금을 신성장 동력에 투입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 그 대상이 바로 건설업으로 내다보고 있다.
결국 오리온그룹의 메가박스 매각이 건설업 진출을 위한 포석으로 메가박스 매각은 오리온그룹의 본격적인 건설업 진출을 위한 자금 확보용이라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특히 오리온그룹의 건설 자회사인 메가마크가 미디어플렉스를 통해 우회상장할 것이라는 분석이 담겨있다. 미디어플렉스는 코스닥 상장사로 쇼박스란 브랜드로 영화 투자·배급, 메가박스란 브랜드로 멀티플렉스 영화관 사업을 해왔던 곳이다.
그런데 자본금 50억원 규모로 지난해 8월 설립된 메가마크는 서울 용산 오리온 본사 부지, 서울 도곡동 베니건스 본사 부지 개발에 착수한 상태로 메가박스의 매각은 건설업 본격 진출의 신호탄이란 분석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오리온그룹이 메가박스 이외에도 온미디어, 쇼박스 등 미디어 부분 나아가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철수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면서 자연스럽게 이화경 사장의 역할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오리온측은 이같은 주장에 대해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라며 메가박스의 매각은 콘텐츠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