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파나소닉이 독일 베를린에서 ‘스마트 시티’를 구축하기 위한 거대한 실험에 착수한다.
파나소닉은 베를린 내 아파트 69채에 신재생에너지와 안면인식 보안 시스템, 사물인터넷에 이르기까지 각종 스마트 기기를 구축한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번 주 베를린에서 개막하는 ‘IFA 2016’에서 파나소닉은 구체적인 청사진을 전시한다. IFA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매년 초 열리는 ‘소비자가전쇼(CES)’와 더불어 세계 양대 전자박람회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 1600개 업체가 참가했으며 방문객은 24만 명 이상이었다.
스마트 아파트는 내년 봄 공사에 착수해 2018년 여름 문을 열 예정이다. 베를린의 과학기술 거점이며 140개 미디어업체가 자리잡고 훔볼트대학이 있는 아들러스호프에 들어서게 된다.
이 아파트에 적용될 기술 중에는 노인들이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 ‘전천후 생활보조(Ambient Assisted Living·AAL)’ 시스템도 포함됐다. 이 시스템은 각종 센서와 인공지능(AI)으로 노인 생활에 편의를 제공한다.
로랑 아바디에 파나소닉유럽 최고경영자(CEO)는 “일본은 고령화 사회가 지배적인 이슈”라며 “노인을 돌볼 시스템과 인프라의 부족은 사회적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노인들이 밖에 나갈 필요 없이 냉장고에서 식품이 떨어지면 자동으로 감지해 현지 가게에 제품을 주문할 수 있는 기술을 도입하는 등 양로 부문에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아마존의 세탁기 등에 부착돼 고객이 누르기만 하면 세제 등을 주문할 수 있는 ‘대시 버튼’ 서비스와 흡사하다.
아울러 아파트에는 거주인의 체온과 심장 상황을 감지할 수 있는 모니터가 장착돼 건강에 문제가 있을 경우 자동으로 도움을 청하는 시스템도 장착된다.
이 아파트의 전력원은 태양광 발전과 수소연료전지, 하늘이나 지상에서 발생하는 열을 잡아내 압축해서 에너지로 전환하는 ‘히트 펌프 테크놀로지(heat pump technology)’ 등이 될 것이라고 파나소닉은 설명했다.
파나소닉은 베를린에 이어 프랑스 리옹과 미국 콜로라도 주 덴버, 일본 도쿄 인근 후지사와 등에서도 비슷한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