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더들의 매직 미팅플레이스] ④보아오 포럼, '중국의 하와이'서 열리는 아시아판 다보스 포럼

입력 2016-09-01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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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AFTA 지역통합 맞물려 2001년 출범…中 2000명 수용 다목적홀 갖춘 호텔 지어

▲2015년 보아오 포럼에 참석해 조찬회에서 대담하는 빌 게이츠 MS 공동창업자. 당시 게이츠는 "인공지능 개발은 좋지만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신화연합뉴스
▲2015년 보아오 포럼에 참석해 조찬회에서 대담하는 빌 게이츠 MS 공동창업자. 당시 게이츠는 "인공지능 개발은 좋지만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신화연합뉴스

‘중국의 하와이’로 불리는 하이난다오(海南島) 충하이 시(瓊海市)는 매년 4월이면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정·재계 거물들을 맞이하느라 분주하다. ‘중국판 다보스 포럼(World Economic Forum·세계 경제 포럼)’인 ‘보아오 아시아 포럼(이하 보아오 포럼)’이 열리기 때문이다.

다보스 포럼은 스위스 알프스의 만년설로 뒤덮인 천혜의 경관을 배경으로 열리는 반면, 보아오 포럼은 중국 고도(古都)의 향기가 그대로 살아 숨쉬는 해안 절경으로 둘러싸인 전원 마을에서 열린다. 보아오 포럼 덕분에 보아오는 하이난다오의 관광명소가 됐다.

현지를 방문한 사람들은 보아오의 매력에 입을 다물지 못한다고 한다. 회색의 벽돌 건물과 파란색을 띤 포석, 고요함과 평온함이 묻어나는 오래된 건물들, 늘어선 키 큰 나무들, 마을 전체에서 풍기는 은은한 향기 등이 모두 보아오의 매력을 북돋워주는 요소들이다.

덕분에 이곳에는 낭만을 추구하는 문학청년들이 1년 내내 꾸준히 방문하지만 매년 4월, 보아오 포럼의 계절이 오면 아시아·태평양 26개국의 정상과 정치인 기업인 지식인에 보도진까지 합해 수천 명이 한꺼번에 찾아와 작고 조용한 전원 마을이 축제 분위기에 휩싸인다. 여기에 보아오 포럼 분위기를 만끽하려고 일부러 이맘때 보아오를 찾는 관광객도 이 같은 축제 분위기에 일조한다. 한 관광객은 중국 인민망과의 인터뷰에서 “보아오 포럼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었다”며 “와보니 보아오는 정말 멋진 곳이다. 공기도 맑고 초록도 아름답고, 바다 경치는 사람을 황홀하게 만든다”고 감탄을 연발했다.

이에 현지 상권들도 보아오 포럼에 거는 기대가 크다. 호텔과 음식점은 이때가 대목이기 때문이다. 보아오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채연(蔡娟) 씨는 인민망과의 인터뷰에서 “보아오 포럼이 열리면서 장사가 번창하고 있다”며 “이 회의가 발전할수록 보아오도 더욱 발전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아시아판 다보스 포럼이 이처럼 중국의 작은 해안가 마을에서 열리게 된 건 이 포럼이 중국 정부 주도로 탄생한 까닭이다. 1999년 10월 8일, 당시 중국 부주석이었던 후진타오가 베이징을 방문한 피델 라모스 필리핀 대통령, 밥 호크 호주 전 총리 등과 ‘아시아 포럼’ 출범을 놓고 회담했는데, 이것이 아시아 각국으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으면서 아시아·태평양 26개국의 참여로 이어졌다.

출범 논의가 이뤄질 당시, 세계는 1980년대 이후 아시아 국가들이 취한 개방 정책과 경제의 급성장, 그에 따른 경제 긴밀화와 사회 문제 증가가 화두였다. 그러면서 아시아 내부의 정치 경제 문화 교류가 활발해졌고, 1997년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에 한국 중국 일본을 더한 ‘ASEAN+3’이 출범해 정치 경제 협력을 도모했다. 비슷한 시기에 유럽에서는 유럽연합(EU)이 탄생했고, 미국이 주도하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생겨나는 등 지역 통합 움직임이 거셌다. 아시아에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같은 경제협력회의는 존재했지만 아시아 국가로만 구성된 조직은 없었다. 이에 아시아에서도 각국의 협력과 공동체화를 둘러싸고 논의가 급물살을 탔고, 1998년 9월 호크 호주 전 총리와 호소카와 모리히로 일본 전 총리, 라모스 필리핀 전 대통령이 아시아판 다보스 포럼을 모방한 아시아 포럼을 구상하게 됐고, 2001년에 보아오 포럼이 출범, 2002년 첫 국제회의를 열기에 이르렀다.

포럼을 유치한 중국은 매우 공을 들였다. 대표적인 예가 ‘소피텔 호텔 보아오’다. 중국 국영 선사인 코스코(COSCO)는 도심과 공항으로의 접근이 쉬운 곳에 이 호텔을 지었다. 미국의 유명 건축회사 ‘윌슨 디자인 컴퍼니’가 설계한 이 호텔은 우아한 프랑스 정취와 호화찬란한 중국 문화를 융합한 콘셉트다. VIP들을 위한 휴게실과 레스토랑, 사우나, 테니스코트, 수영장, 피트니스 센터 등을 갖췄고, 2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다목적홀이 4개나 된다. 다목적홀은 회의장 외에 영화 상영 등 문화 공간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그외에 30~120명을 수용할 수 있는 크고 작은 회의실이 갖춰져 있고, 회의실에는 7개 국어 동시통역 시설을 비롯해 조명과 음향에도 첨단 과학기술이 도입됐다. 보아오 포럼 회원인 삼성그룹과 SK그룹이 이곳에서 행사를 열기도 한다.

호텔 주변에는 자연 지형과 정교하게 조화를 이룬 PGA 챔피언십 골프 코스도 있다. 이 BFA골프 코스는 PGA 프로인 그레이엄 마시가 설계했다.

호텔은 5성급 최고급이지만 보아오 포럼 참가자들에게 호화로운 식사만 제공되는 건 아니다. 작년 3월 열린 보아오 포럼의 오찬은 아주 간소한 뷔페로 언론의 이목을 끌었다. 백미밥에 인삼 그라탕, 생선, 목이버섯과 두부볶음, 채소, 만두, 김과 계란 수프, 과일이 전부였다. 이에 대해 인민망은 오찬 참석자들과 언론들 사이에서 “중화민족의 전통 미덕인 근면 절약 정신이 발현된 것”이라는 평가 나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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