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사드에 발목잡힌 화장품 한류

입력 2016-09-01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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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이 중국과의 외교 문제로 비화하면서 국내 화장품 업계가 유탄을 맞고 있다. 가장 먼저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부분은 중국인 관광객들의 유입 감소다. 이미 모객된 여행객들이 있어 이달까지는 버틸 수 있다지만, 점차 그 수가 감소세를 보이는 것은 불안한 조짐이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서울 주요 지역의 화장품 매장 운영자들은 하나같이 중국인 관광객들의 급감에 우려하고 있다. 또한 중국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사후면세점 업체들도 하반기 월 매출이 상반기의 절반으로 뚝 떨어지자 주름살이 늘고 있다.

도매 업체들이 몰려 있는 화곡동 유통단지 역시 이 같은 분위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평소 중국인 무역상들로 북적이던 화곡동 유통단지는 더 이상 그 모습을 찾아볼 수 없게 됐고, 도매상들의 매출 역시 급감하자 중국 외에 새로운 루트를 개척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다. 화장품 무역업을 영위하던 사업자들은 중국 복수비자(1년)를 발급받기조차 쉽지 않아졌다. 중국에서 일을 하기 위해 필수적인 비자 발급마저 어려워지다 보니 이들의 대중국 사업에도 브레이크가 걸렸다.

중국 통관 절차도 이전보다 더 까다로워졌다. 사실상 제품이나 사람이나 중국으로 들어갈 수 있는 길이 예전에 비해 어려워진 것이다. 결국 이렇게 단계적으로 번진 사드의 유탄은 국내 중소기업들에 악영향을 미쳤고, 주변의 중소상인들은 사업을 접는 사태까지 일어나고 있다.

화장품 한류가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체감할 정도로 싸늘해졌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국가의 안보는 그 어떤 것과 바꿀 수 없는 중요한 문제인 것이 분명하다. 다만, 그로 인해 피해를 입은 중소상인들을 어루만질 수 있는 현명한 정부의 대책과 방안이 동시에 마련된다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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