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트렌드] ①글로벌 기업 IoT 공략… 36조에 ARM 인수 손정의 “10년 후엔 싸게 샀다고 할 것”

입력 2016-09-0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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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도쿄전력과 주택서비스 협력… GE도 화웨이·MS 손잡고 생태계 구축

▲소프트뱅크의 ARM 인수 등 글로벌 기업들의 경영전략에 사물인터넷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이 7월 28일(현지시간) 영국 ARM을 인수한 것과 관련해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블룸버그
▲소프트뱅크의 ARM 인수 등 글로벌 기업들의 경영전략에 사물인터넷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이 7월 28일(현지시간) 영국 ARM을 인수한 것과 관련해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블룸버그
글로벌 기업들이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 시장 장악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가 지난 7월 영국 모바일 반도체 설계업체 ARM을 약 320억 달러(약 36조 원)에 인수한 것, 소니가 지난달 23일(현지시간) 도쿄전력과 전격적인 제휴를 발표한 것 모두 그 배경에는 IoT가 있다.

소프트뱅크는 부채 감축과 재무제표 개선을 위해 올해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그룹, 핀란드 모바일 게임업체 ‘슈퍼셀’ 등 알짜 회사 지분을 일부 또는 전량 매각해야 했다. 그럼에도 유럽 최대 IT 기업 인수·합병(M&A)일 만큼 ARM에 막대한 돈을 베팅했는데 그만큼 IoT의 가능성을 크게 본 것이다. ARM은 저전력·저발열로 스마트폰 반도체에서 성공한 것을 바탕으로 IoT 분야에서도 이미 막강한 기술력을 쌓은 상태다. ARM은 사물인터넷용 운영체제(OS) ‘mbed OS’도 개발했다.

특히 ARM 인수는 손 회장이 은퇴 계획을 철회하고 다시 경영 일선에 나선 이후 첫 작품이다. 손 회장은 ARM 인수와 관련해 “IoT는 기회이며 ARM은 소프트뱅크의 핵심이 될 것”이라며 “10년 후에는 ARM을 싸게 인수했다는 말이 나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소니와 도쿄전력은 IoT를 활용한 가전 제어와 스마트홈 등 주택 서비스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소니가 가진 모바일 기술과 제품 노하우를 도쿄전력의 약 2000만 고객망과 연계시킨다는 전략이다. 강아지로봇 ‘아이보(AIBO)’에 탑재했던 인공지능(AI) 센서 기술을 응용해 분전함에 센서를 설치하기만 하면 실시간으로 전기기기 각각의 전기 사용량을 확인할 수 있다.

소니가 IoT 강화를 내건 것은 최근이다. 센서와 카메라 등 IoT에 필요한 기술을 이미 갖추고 있었지만 이를 일괄적으로 네트워크화하지 못했다. 그러나 소니는 스마트폰과 IoT 사업을 담당하는 소니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를 중심으로 클라우드 등 관련 사업을 통합하고 다른 업체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등 IoT 시장 공략을 위해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제프리 이멜트 제너럴일렉트릭(GE) 최고경영자(CEO)는 이미 수년 전부터 IoT가 GE의 미래를 결정할 핵심 키워드라고 강조해왔다. 그는 지난달 4일 비즈니스 인맥 전문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링크드인에 올린 글에서 “세계 최대 디지털 엔지니어링 기업으로 전환하려면 기업문화를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처럼 바꿔야 한다”며 “신입사원들은 내가 입사했을 때와 달리 모두 프로그램 코드 작성법을 배워야 한다. 기본적으로 소프트웨어에 대한 이해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열차 차량과 제트 엔진 등을 클라우드에 연결하는 산업용 인터넷이 일반 개인이 쓰는 인터넷보다 훨씬 잠재력이 크다”고 덧붙였다. GE는 인프라와 산업현장의 대형기기에 IoT가 쓰인다는 점을 강조해 ‘산업인터넷’이라는 용어를 별도로 채택하고 있다.

GE는 지난 7월 중국 최대 통신장비 업체이자 세계 3위 스마트폰 업체인 화웨이와 손잡고 IoT 생태계 구축에 나서기로 하고 마이크로소프트(MS)와도 전략적 제휴에 합의하는 등 발을 넓혀나가고 있다. GE는 자체 산업인터넷 운영체제(OS)인 ‘프레딕스’를 보유하고 있다. GE의 빌 류 최고디지털책임자(CDO)는 “프레딕스를 통한 생산성 향상 등으로 지난해 5억 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중국 톈진 시는 프레딕스를 사용해 가로등을 조절하고 차이나텔레콤 등 다른 기업도 비용 절감에 프레딕스를 쓴다.

아마존도 최근 시장에 잇따라 IoT 기기를 선보이고 있다. AI 음성인식 비서 ‘알렉사’가 내장된 스마트 스피커 에코는 음악 스트리밍 재생은 물론 검색과 인터넷 쇼핑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2년 전 출시한 대시 버튼은 냉장고나 세탁기에 부착해 고객이 누르기만 하면 필요한 제품이 자동으로 배달된다.

영국 리서치업체 매키나리서치는 8월 초 펴낸 보고서에서 “IoT와 연결된 기기 수가 지난해의 60억 대에서 오는 2025년 270억 대로 늘어날 것”이라며 “연평균 성장률은 16%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매키나리서치는 중국과 미국이 세계 시장 주도권 장악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은 오는 2025년에 글로벌 IoT 연결의 21%를 차지해 미국의 20%에 앞설 것이지만 미국은 IoT 매출 부문에서는 22%로, 19%의 중국을 웃돌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글로벌 IoT 시장 규모는 2025년에 3조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매키나리서치는 덧붙였다.

※ 용어설명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

인터넷을 기반으로 모든 사물에 센서를 부착해 사물과 사물, 또는 사물과 사람 간에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주고받을 수 있는 기술과 환경을 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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