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부동산 삼키는 왕서방, 그들만의 루트는 어디?

입력 2016-09-0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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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한 해외 부동산 매물 소개 사이트에 올라온 한국 부동산 매물들(출처=Juwai)
▲중국의 한 해외 부동산 매물 소개 사이트에 올라온 한국 부동산 매물들(출처=Juwai)

바야흐로 중국발(發) 부동산 춘추전국시대다. 중국 자본이 기업별로 국내 부동산에 투자했던 것과 다르게 이제는 개인 고객들이 국내 수도권에 있는 부동산들을 속속 사들이고 있다.

1일 중국 해외부동산 소개 사이트인 Juwai에 올라온 국내 서울 소재 부동산 매물은 총 82개에 이른다. 이 중 아파트는 54개로 전체의 66%를 차지한다.

매물로 올라온 물건 중에는 청담동, 논현동 등에 위치한 고급빌라를 비롯해 서초동 아파트 등 고가 주택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아파트 가격대 역시 대부분 최소 20억 원에서 40억 원이 넘는다. 심지어 축구선수 안정환과 배우 장근석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진 논현동 아펠바움도 사이트에 매물이 여럿 올라와있다. 아파트를 소개하는 글에는 ‘한강 조망이 가능하다’부터 방 개수와 주변 시설 등 세부적인 정보가 적혀있어 국내 부동산 사이트를 방불케 한다.

실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박완수 의원에게 국토교통부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4년부터 올해까지 강남구와 서초구에서 이뤄진 중국인의 9억 원 초과 아파트 거래는 모두 17건에 이른다.

올 1·4분기 외국인 보유토지 증가분의 90% 이상 역시 중국인의 소유로 중국인들의 국내 부동산 쇼핑이 과열되고 있다. 중국법 상 자국에 부동산을 소유할 수 없는 특성과 한국 부동산 자산가치 등이 인정을 받으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본격 ‘쇼핑’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들이 국내 부동산을 쇼핑하는 방법 중 대표적인 것은 바로 여행사를 통해 부동산을 알아보는 것이다. 성형수술 등의 목적으로 의료관광 패키지 상품을 통해 국내를 찾은 중국인들은 비교적 넉넉한 시간과 경제적 여유를 가지고 투자매물을 알아보기도 한다.

‘W’여행사 대표는 “의료관광 등을 목적으로 한국을 찾은 중국인들은 다른 여행객에 비해 비교적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며 “이들은 한국 사정을 잘 아는 교포 가이드와 함께 부동산을 보러 다닌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국내 공인중개사들이 직접 중국 사이트에 매물을 올리며 본격적으로 중국인 투자자들을 끌어 모으기도 한다.

인천에 소재한 ‘K'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중국 바이두나 시나 등에 직접 매물을 올려서 중국인 투자자를 유치한다”며 “공인중개사들 중 중국어를 공부하는 곳들이 꽤 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중국인들의 부동산 투자에 중간 사다리 역할을 하는 사람으로 조선족을 손꼽았다. 중국어와 한국어에 둘다 능하고 한국 경제 사정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의 한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조선족은 두 개 언어에 능통하고 한국에 대해 잘 아는 만큼 대부분의 중국인들은 조선족 출신의 컨설팅 업자의 소개로 매물을 소개 받는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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