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렌털시장의 판도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만년 1위 코웨이와 2위 청호나이스로 고착됐던 렌털 시장 구도가 동양매직, 쿠쿠전자의 급성장으로 ‘1강 3중’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동양매직은 8월 기준 누적 렌털 계정 수 96만 개를 돌파했다. 지난해 75만 개를 기록한 이후 불과 8개월여 만에 21만 개가 늘었다. 동양매직은 이 같은 추세라면 연내 렌털 계정 100만 개를 돌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양매직이 2009년 렌털사업을 시작한 이후 약 7년 만이다.
2010년 렌털사업에 뛰어든 쿠쿠전자도 올 상반기 렌털 계정 97만 개를 기록하며, 올 3분기 중 100만 계정 돌파가 확실시되고 있다. 쿠쿠전자는 2012년부터 2년간 연 20만 개씩 렌털 계정 수를 늘리며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렌털 후발업체들의 급성장은 차별화 성공 때문이다. 렌털 시장에서 규모가 큰 정수기 사업의 경우, 코웨이나 청호나이스와 같은 저수조 방식이 아닌, 직수형으로 차별화를 꾀했고, 제품ㆍ렌털 비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책정했다. 40대 이상 주부층이 많았던 렌털 고객층이 젊은 20~30대로 옮겨간 것도 동양매직과 쿠쿠전자의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일반적으로 렌털업계에서 렌털 계정 100만 개는 상징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100만 계정부터는 렌털 플랫폼 비즈니스가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어 향후 연계 사업이 더욱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동양매직ㆍ쿠쿠전자의 급성장에 렌털시장 2위 업체인 청호나이스의 입지도 불안해졌다. 청호나이스의 올 상반기 기준 렌털 계정 수는 112만 개다. 2013년에만 해도 청호나이스와 후발주자들의 렌털 계정 격차는 약 30만~40만 개 수준이었지만, 불과 10만 개 차이로 좁혀졌다.
압도적인 1위 코웨이(585만 계정)를 제외한 렌털 2위 싸움이 향후 국내 시장에서 치열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커졌다. 렌털 시장이 1강 3중으로 재편되면서 렌털업체 간 영업 경쟁도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앞으로 렌털 2위 싸움이 업체들의 가장 큰 관건이 될 것”이라며 “렌털 계정을 공식 집계하는 기관이 없는 상황에서 서로 2위를 주장하는 업체 간의 신경전이 일어나 시장이 과열될 우려도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