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파산을 신청했던 이용태(83) 전 삼보컴퓨터 회장이 신청을 취하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달 31일 서울중앙지법에 파산신청 취하서를 제출했다. 이 회장은 앞서 같은 달 26일 열린 심문기일에서 ‘일신상의 이유’로 신청을 취하하겠다는 의사를 법원에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이 파산신청을 취하함에 따라 함께 신청했던 면책 사건도 자동적으로 사라진다.
법원 관계자는 "이 회장이 언론보도가 나가고 여론이 안 좋아져 부담을 느낀 것 같다"며 "자기 명의의 재산이 없어서 (상속인들이 빚을 안 갚으려면) 상속을 포기하면 되는데 굳이 여론의 관심을 살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1980년 삼보컴퓨터를 설립해 삼성과 엘지(당시 금성) 등 대기업보다 먼저 개인용 컴퓨터(PC)를 개발했다. 국내 PC 시장을 선점한 삼보컴퓨터는 상대적으로 고가에도 불구하고 1990년대 프리미엄 브랜드로 입지를 굳혔다. 1990년 나래이동통신을 설립해 무선호출 시장에 진입하는 등 사업을 확장했고, 1998년 외환위기가 오자 저가 PC판매 정책을 펴며 부도를 피했다. 이후 해외 매출 부진 등으로 경영난을 겪다가 2005년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당시 삼보컴퓨터의 부채 총액은 1조1750억여 원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