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 시장의 판매 부진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1일(현지시간) 발표된 8월 신차 판매 대수는 151만2556대로 전년 동월 대비 4.1% 감소했다. 지난 5월부터 계속해서 전년 대비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전체 판매 대수도 전년 수준을 밑돌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오토데이터에 따르면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 등 대형트럭은 2.5% 증가했지만 세단형 등 승용차가 12.6% 줄었다. 영업일 하루 판매량을 연율로 환산한 판매 대수도 1700만대로 전년 동월의 1779만대를 밑돌았다.
제너럴모터스(GM), 포드자동차, 도요타자동차 등 글로벌 3대 업체 이외에 혼다와 닛산 등 일본 자동차업체들도 일제히 전년보다 판매 대수가 감소했다. GM은 5.2%, 포드는 8.8% 각각 감소했다. 피아트크라이슬러는 유일하게 3.1% 늘었지만 증가폭이 시장의 예상에는 못미쳤다. 도요타는 5% 감소했고, 닛산은 6.5%, 혼다는 3.8% 각각 줄었다.
도요타는 주력인 친환경 차 ‘프리우스’가 26.9% 감소했고, 승용차 ‘캠리’도 12.6% 감소하며 부진을 보였다. 미국 시장의 60% 가까이를 SUV와 픽업 트럭이 차지하는 가운데, 이같은 대형 차종이 부족한 업체들의 고전이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저유가 역시 친환경 차에 강한 회사에는 역풍으로 작용했다.
업계는 이같은 신차 판매 부진이 9월 이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GM은 2016년 전체 신차 판매 시장 전망을 1730만대로, 사상 최고였던 2015년의 1747만대보다 낮춰 잡았다. 포드는 “당분간 치열한 경쟁이 계속 될 것”이라며 올해 전체 신차 판매가 전년을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조사업체 LMC 오토모티브의 제프 슈스터 애널리스트는 “향후 대폭적인 판매 증가를 기대할 수 없다”며 “미국 자동차 판매는 2015년이 피크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다만 각 업체들은 미국 소비 자체에 대해선 낙관적이다. GM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무스타파 모하타렘은 “미국 경제는 여전히 강하고, 수요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라고 말했다. 포드도 “1700만대 중반에서 일단 숨고르기 중이며, 지금도 역사적으로는 높은 수준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저소득층에 대한 판매는 저금리에 힘 입어 성장해 온 측면이 강한 만큼 미국 기준금리가 오르면 자동차 소비를 더욱 냉각시키는 한편 부실 대출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