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자금 몰리는 부동산…고분양가 잡는다고 집값 잡힐까?

입력 2016-09-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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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G가 개포주공 3단지에 이어 올 가을 분양을 앞둔 강남구ㆍ서초구 일대 재건축 단지에 대해 분양보증 심사를 강화할 것을 예고하자 업계에서는 오히려 분양시장 과열을 촉진시킬 수 있다는 우려섞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HUG(주택도시보증공사)는 신반포5차 재건축 단지(아크로리버뷰)와 신반포 한신18·24차(래미안 신반포 리오센트), 방배3동 주택 재건축 단지(방배 에코자이)를 대상으로 분양보증 심사를 강화할 방침인 것으로 나타났다. HUG는 이들 지역을 분양보증 심사 강화지역으로 지정, 인근 아파트 평균 분양가의 110%를 초과할 경우 고분양단지로 분류해 분양보증을 불허하겠다는 입장이다.

HUG가 이같은 방침을 처음 내세운 것은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던 디에이치 아너힐즈(개포주공 3단지 재건축)로 이 단지는 분양보증이 불허돼 2번이나 분양가를 인하는 일을 겪었다. 결국 초반 분양가보다 3.3㎡당 132만원 낮춘 4178만원에 분양을 했다.

이에 신반포5차 재건축 단지와 잠원한신 18·24차 단지는 앞서 개포주공3단지가 분양가 진통을 앓았던 만큼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신반포5차 재건축 관계자는 “분양가와 관련해 확정된 것은 없다”며 “HUG와의 논의를 통해 분양가를 책정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 단지는 한강변 조망 등의 이점을 가져 당초 분양가가 3.3㎡당 5000만원 대에 육박할 것이란 추측이 돌았다. 이는 서초구 일대 3.3㎡당 평균 분양가(4098만원) 보다 902만 원이 높다.

방배3동 주택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이달 중으로 분양가를 산정할 예정이며 10월에 일반분양할 예정이기 때문에 아직 분양가에 대한 언급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문제는 HUG의 인위적인 분양가 인하 정책이 오히려 강남 분양시장의 불을 지폈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달 24일 청약을 진행했던 디에이치 아너힐즈는 평균 청약 경쟁률이 100대1을 기록, 서울권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일부 타입의 경우 1가구 공급에 1198명이 청약해 1198대 1의 경쟁률 마저 나타냈다. 분양당첨 발표 당일에만 분양권에 프리미엄이 1억 원 가량 붙기도 했다.

개포동 A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디에이치 아너힐즈는)중도금 대출이 되지 않아 현금이 4억 원 이상 있어야 하지만 그 정도의 자금 여력이 있는 투자자들이 그만큼이나 몰렸다는 것은 2조가 넘는 시중자금이 갈 곳이 없다는 것과 여전히 강남 재건축 시장은 투자 상품으로 수익성이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디에이치 아너힐즈’의 선전으로 강남 재건축 아파트값이 강세를 보이며 서울 아파트 값마저 끌어 올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8월 마지막 주 서울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 주보다 0.41% 올랐으며 서울 일반 아파트는 0.15% 상승했다. 서울 주간 아파트값은 1주일 만에 0.19%를 기록했다. 이는 올 들어 가장 높은 오름폭을 기록했던 6월 마지막 주와 동일한 상승률이다.

강태욱 우리은행 부동산 자문위원은 “인근 분양가 대비 110% 이하로 분양가를 책정하게 할 경우 오히려 시세가 더 올라서 분양시장이 과열될 수 있다”며 “시장의 자율기능을 떠난 인위적인 규제는 부작용을 동반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실효성이 있는 유효타라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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