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배터리 셀 문제로 발화 논란을 일으킨 ‘갤럭시노트7’의 전량 리콜을 결정했다고 2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이 일제히 보도했다. 미국 블룸버그통신과 일본 니혼게이자신문 등 주요 외신들은 이번 갤럭시노트7 발화 논란과 그에 따른 리콜은 삼성전자 명성에 타격을 주는 것은 물론 회복 기조를 보였던 판매 성장세에 찬물을 끼얹게 됐다고 평가했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배터리 셀 자체 이슈로 발화 원인이 확인됐으며 문제가 된 배터리가 사용된 제품이 출시된 10개국 판매중단뿐 아니라 250만대(국내외 판매량과 재고 포함)를 전량 리콜한다”고 밝혔다. 노트7 발화 원인은 배터리 셀의 결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삼성전자의 리콜 조치가 경쟁업체인 미국 애플이 오는 7일 샌프란시스코에서 미디어 이벤트를 열고 차세대 아이폰과 애플워치를 내놓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나왔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간 삼성전자는 애플보다 앞서 신제품을 출시해왔다. 그 덕에 지난 2분기(4~6월) 삼성전자 순이익은 갤럭시S7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2년래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기세를 갤럭시노트7이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블룸버그통신은 삼성전자의 리콜은 삼성전자의 명성에 타격을 주는 것은 물론 애플의 신제품 출시 전 아이폰의 수요가 부진한 틈을 타 삼성이 구축한 성장 모멘텀을 잃게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갤럭시노트 시리즈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제품 중에서도 효자 상품이었다고 평가했다. 애널리스트들이 삼성전자의 목표주가 상향조정의 배경도, 최근 삼성전자 주가가 최고치를 새로 쓸 수 있었던 배경에는 갤럭시노트7이 있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전문가를 인용해 이번 리콜 사태로 갤럭시노트7 판매 전망을 당초 1400만대에서 1200만대로 하향조정됐다고 전했다.
FT도 연말까지 여러 연휴 대목을 앞두고 애플을 비롯해 중국 경쟁업체들이 판매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번 판매 중단 조치와 리콜은 삼성전자 판매 실적에 타격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FT는 전문가를 인용해 이번 리콜 결정으로 삼성전자가 성장 추진력을 잃었지만 그 영향이 단기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가 제조업 분야에서 강자이며 공급망도 잘 돼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갤럭시노트7 리콜 조치는 시장 점유율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게 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노트7뿐 아니라 삼성 브랜드 이미지가 악화할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리콜로 삼성전자 판매가 부진해지면 일본 전자 부품 산업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삼성은 무라타와 TDK, 알프스 전기 등 일본 업체로부터 스마트폰 부품을 공급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