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회계감사 보고서 절반 이상 엉터리…‘헐값 부실 감사’

입력 2016-09-04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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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단지의 재무제표를 검사한 회계사의 외부감사 보고서가 절반 이상 부실 작성된 것으로 드러났다.

4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한국공인회계사회는 지난해 회계감사를 받은 아파트 8319단지 중 3300곳의 감사보고서를 골라 작년 말부터 심리했다.

심리는 공인회계사의 감사가 제대로 됐는지 확인하는 절차다. 금융감독원이 회계법인을 상대로 벌이는 감리와 같은 개념이다.

심리 결과 조사 대상 중 54%에 해당하는 1800여 곳의 감사보고서가 회계감사 관련 규정 등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미한 실수로 인정돼 별도 조치를 받지 않은 감사보고서까지 포함하면 이번 심리에서 지적을 당한 보고서는 2000건이 넘는다.

주요 지적 사항은 △예금 잔액 확인 미비 △장기수선관리금 적정 관리 여부 확인 소홀 △결산보고서 상의 주민 공시의무 내용 누락 미발견 △감사조서 미작성·미제출 △휴업 공인회계사·타법인 회계사의 감사 참여 등이었다.

회계사회 관계자는 “감사인원에 비해 수임한 양이 과다한 곳을 위주로 심리했다”며 “헐값 회계에 따른 부실감사 사례가 많았다”고 말했다.

회계사회는 문제가 드러난 감사보고서를 작성한 감사인·감사법인에 내부 제재를 할 계획이다. 사안이 중대한 경우 금융위원회 제재 대상이 된다.

회계사회는 현재 심리를 마무리하고 관련 자료를 토대로 징계 수위를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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