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社 4색’ 국내 화학사, 고부가소재 강화 전략 박차

입력 2016-09-05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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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화학업체들이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시설 구축 강화에 투자를 쏟고 있다. 현재 국내 석유화학 산업은 원재료 가격 하락 효과 등으로 인해 일시적 호황기를 맞고 있으나, 향후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감소와 공급과잉에 따른 불황에 대비해 각 사는 전략에 맞춰 고부가소재 사업 비중 높이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5일 석유화학 업계에 따르면 LG화학, 롯데케미칼, 코오롱인더스트리, 한화케미칼 등 4개의 화학사는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설비 확충에 나섰다.

LG화학은 최근 메탈로센계 PO(폴리올레핀), 고기능 ABS 및 EP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차세대 SAP(고흡수성 수지), 친환경 합성고무 등 고부가 제품 매출을 현재 3조 원 규모에서 2020년까지 7조 원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를 위해 기존 범용 라인을 메탈로센계 제품 전용 라인으로 전환하는 한편 2018년까지 4000억 원을 투자해 충남 대산공장에 엘라스토머 생산량을 20만t으로 늘리는 증설 작업에 들어갔다. 공장 증설이 완료되면 LG화학의 엘라스토머 생산량은 현재 약 9만t에서 2018년 29만t으로 3배 이상 증가하게 되며, 생산량 기준 세계 1위인 다우케미칼과 2위 엑슨모빌에 이어 LG화학이 3위로 도약하게 된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부터 총 1400억 원을 들여 NCC(나프타 분해설비)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인 C5(혼합펜탄) 중에서 고부가가치 화학제품의 원료가 되는 성분을 분리하는 시설을 전라남도 여수 산업단지에 짓고 있다. C5 분리시설을 통한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는 세계적으로 미국 엑손모빌과 일본 제온, JSR 등이 있으며, 국내에서는 여천NCC만 C5 분리사업을 하고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달 초 경북 구미시 구미공장에 세계 최초로 투명 폴리이미드 필름 양산설비 구축에 나선다고 밝혔다. 투자규모는 900억 원 으로 공장은 2018년 1분기 완공할 계획이다.

투명 폴리이미드 필름은 유리처럼 투명하고 강도가 세면서도 수십만 번 접어도 흠집이 나지않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핵심소재로 롤러블(Rollable) 디스플레이, 월(Wall)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재에 적용이 가능하다. 회사는 공장이 완공되면 연간 약 2000억 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화케미칼도 약 400억 원을 투자해 울산석유화학산업 단지에 위치한 울산2공장에 연산 3만톤 규모의 염소화폴리염화비닐(CPVC) 생산라인을 건설하고 있다. CPVC는 기존 PVC 보다 염소의 함량을 약 10% 가량 늘린 것으로 열과 압력, 부식에 견디는 성질이 우수해 소방용 스프링쿨러 배관, 온수용 배관, 산업용 특수 배관의 원료로 사용된다.

CPVC는 범용제품 대비 가격이 2배 가량 높고, 경기 변수의 영향을 덜 받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익창출이 가능하다. 시장 규모는 작년 기준 약 25만t으로 매년 10%가량 성장하고 있다. CPVC는 미국의 루브리졸, 일본의 세키스이, 카네카 등 소수의 업체만 생산했을 만큼 기술 진입장벽이 높다. 한화케미칼은 자체 연구를 통해 그동안 전량 수입(지난해 9000톤)에 의존해 왔던 것을 처음 국산화하는데 성공했다.

업계 관계자는 “고부가 가치 제품의 수요는 점차 늘어날 것”이라며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이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현재 기술 격차가 높은 고부가 가치 제품 영역에서 선제적 투자가 필요한 시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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