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의 딜레마] 구로다, 금융완화 한계론에 견제구…엔화값은 갈팡질팡

입력 2016-09-06 09:12 수정 2016-09-06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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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하다면 주저없이 추가완화...총괄 검증은 완화 축소 논의 아니야”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가 시장에서 고조되고 있는 금융완화 한계론에 견제구를 던졌다. 그는 필요하다면 주저없이 추가 완화를 단행할 수 있으며, 국채 매입 규모와 마이너스 금리 폭 확대 여지도 아직 충분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다만 마이너스 금리 정책의 부작용에 대해선 일부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구로다 총재는 5일(현지시간) 도쿄도내에서 열린 교도통신의 ‘기사라기회’ 강연에서 이달 20~21일 열리는 BoJ의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정리할 ‘총괄적인 검증’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총괄적 검증은 시장 일부에서 말하는 완화 축소 방향에 대한 논의가 아니다. 양, 질, 금리 각 차원에서의 확대는 아직 충분히 가능하다”며 현재 팽배한 금융정책의 한계론을 견제했다. 이어 “그 이외의 가능성도 배제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마이너스 금리 정책에 대해선 “기업과 가계의 자금 조달 비용 감소로 확실히 이어졌다”고 평가하는 한편, 은행의 수익성이 악화해 대출이 성장하지 못할 위험에 대해 지적했다. 일본 언론들은 구로다 총재가 금융완화의 부작용에 대해 이처럼 구체적으로 설명한 건 이례적이라며 주목했다. 구로다 총재는 장기금리 하락에 따른 연금이나 보험 운용 수익률 악화 등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사람들 사이에 불안이 확산되면 경제 활동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솔직하게 인정했다.

그러나 그는 “의식해야 할 건 한계가 아니라 정책의 ‘혜택(효과)’과 ‘비용(부작용)’의 비교”라고 지적하고, “경제·물가 혹은 금융 상황에 따라서는 비용을 고려해 더욱 과감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일본은행은 지난 7월 29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지수연동형 상장투자신탁(ETF) 매입 규모를 연간 6조 엔으로 거의 2배 늘리는 방식으로 추가 완화를 단행했다. 동시에 마이너스 금리를 병행해 양적·질적 금융 완화 하에서의 경제·물가 동향과 정책효과에 대해 총괄적인 검증을 실시한다고 공언했다.

구로다 총재의 발언에 이날 도쿄외환시장에서는 엔화 가치는 보합권에서 소폭 위아래로 움직였다. 금융완화의 효과와 부작용에 대해 동시에 언급한 영향이다. 6일 오전 달러·엔 환율은 전날보다 0.07% 오른 103.43엔을, 유로·엔 환율은 0.19% 내린 115.28엔을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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