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S] 특허확보 '툴젠' 크리스퍼 상업화·코스닥 상장도 '파란불'

입력 2016-09-06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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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중국 등서 특허 조기등록도 추진..국가경쟁력 강화도 기대

국내 유전자가위 연구 및 상업화를 가로막던 가장 큰 장애물인 특허의 불확실성이 해소됐다. 6일 특허청이 툴젠의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원천특허를 인정한데 따른 것이다.

툴젠은 유전자가위 조기상업화, 특허 분쟁, 코스닥 상장 등 당면과제를 해결하고 성장할 단초를 마련했다. 특허청의 이번 결정은 생명공학계 혁신기술인 크리스퍼를 국가경쟁력화하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툴젠, 크리스퍼 국내 원천특허 확보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는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주목받는 혁신 생명과학 기술로 꼽히는 유전자교정의 핵심 도구이다. 크리스퍼를 활용하면 기초연구, 의약품 개발, 유전자·세포치료제 및 종자개량 등 의생명과학의 전반에 걸쳐 다양한 응용이 가능하다.

이런 잠재력 탓에 세계적 특허 분쟁에 휩싸여 있다. 크리스퍼 유전자가위의 미국 특허를 둘러싸고 버클리대와 브로드연구소(MIT·하버드)가 벌이는 공방이다. 툴젠 역시 전세계적 지명도를 가진 두 곳의 틈바구니서 힘겹게 특허 확보전을 펼치고 있는 상황.

이번 특허로 국내에서는 툴젠의 크리스퍼 연구개발이나 상업화를 막는 걸림돌이 사라졌다. 특히 툴젠이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원천기술뿐 아니라 크리스퍼 유전자가위의 정확도를 높이는 후속 기술 특허까지 획득했다는 점은 고무적있다.

김석중 툴젠 연구소장은 "이번에 등록된 특허는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를 이용한 유전자교정 기술 활용에 있어 폭넓고 필수적인 권리를 포함하고 있어 원천특허로서의 가치가 매우 높다"며 "원천기술 라이센싱과 치료제 및 농생명 분야의 국내외 기업들과의 파트너링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세계 크리스퍼 특허전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툴젠은 특허심사하이웨이 제도를 활용해 일본, 중국, 캐나다 등 공동시행 국가에서 크리스퍼 원천 특허 조기 심사 및 등록을 추진할 예정이다.

김 소장은 "이번 국내 특허 등록 및 현재 심사중인 해외 관련 특허의 등록을 통해 산업적 활용과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해 유전자교정 치료제 및 종자개발을 세계적으로 선도하겠다"고 덧붙였다.

◇국내 크리스퍼 연구·상업화 가속화 전망

특허의 불확실성이 해소됨에 따라 국내 크리스퍼 연구와 상업화 시도도 가속 페달을 밟게 됐다.

툴젠은 최근 신테카바이오, 녹십자셀, 농우바이오 등과 잇따라 협약을 맺고 유전자가위를 산업의 단계로 끌어올리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녹십자셀과는 T세포 기반의 면역항암제를 농우바이오와는 유전자교정 당근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혈우병 치료제 개발 등 유전병 치료 프로젝트도 구체화하게 됐다. 김진수 기초과학연구원 유전체교정단장과 연세의대 김동욱 교수, 고려의대 김종훈 교수로 이뤄진 공동 연구팀은 지난해 세계 최초로 유전자가위를 활용한 혈우병의 치료가능성을 동물실험을 통해 입증해낸 바 있다.

국내 과학계도 크리스퍼 특허 등록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김명자 전 환경부장관(차기 과총회장)은 "크리스퍼 국내 특허 등록이 늦었지만 다행이다"라면서 "노벨상 수상 분야로 전망되는 크리스퍼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인 국내 과학자들이 성과를 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은 "크리스퍼가 상용화돼서 사회적 경제적 이득을 창출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뒤따른다면 훨씬 더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규제 합리화를 차질없이 수행해 선진국 수준의 인프라가 갖춰지길 과학자의 한 사람으로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툴젠, 코스닥 상장도 '청신호'

이번 특허 등록의 툴젠을 좌절시킨 코스닥 상장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툴젠은 크리스퍼를 활용한 혈우병 치료제 개발 자금 마련 등을 위해 코스닥 상장을 추진했지만 지난해 12월과 올해 5월 두차례나 예비심사단계에서 거절당했다.

기술성평가에서는 높은 등급을 받았지만 '특허 미등록'이 가장 큰 이유였다. 이번 특허 취득으로 이 부분이 해소됨에 따라 코스닥 상장 가능성도 높아졌다.

김종문 툴젠 대표는 "기술성평가 등 원점에서 코스닥 상장 절차를 밟아야 해 물리적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면서 "거래소에 자문을 구하는 등 차근차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특허가 나왔다고 특별히 달라질 것은 없다"면서 "정부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다른 기업과 협력해 R&D를 진행하면서 새로운 기술 개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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