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재업계, 한국서 대규모 투자…성큼 다가온 전기차 시대 보조 맞춘다

입력 2016-09-07 09:04 수정 2016-09-07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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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동차(EV) 시대가 예상보다 빠르게 도래할 것이라는 관측이 커지면서 일본 기업들이 발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일본 소재 대기업들이 전기차용 리튬이온배터리 재료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새로운 자동차 저변 산업을 일으키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스미토모화학은 우리나라 대구에 200억 엔(약 2146억 원)을 투자해 배터리 쇼트를 방지하는 재료 증산을 2년 앞당기기로 했다. 도레이도 재료의 생산능력을 70% 확충하기로 했다.

스미토모화학은 대구에서 리튬이온배터리의 발화를 방지하는 필름 ‘세퍼레이터(절연재)’ 생산 능력을 2018년 중반까지 올초 대비 약 4배인 연 4억㎡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이는 당초 계획보다 2년 앞당겨진 것이다. 스미토모화학은 대구 공장에 대한 투자 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확대, 절연재의 내열성을 높이는 수지를 만드는 설비 등을 순차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앞으로 전기차 50만대 분의 배터리 재료를 공급할 수 있게 된다.

스미토모화학은 미국 테슬라모터스의 전기차용 배터리를 생산하는 파나소닉에 재료를 공급하고 있다. 테슬라가 지난 3월부터 주문을 받기 시작한 소형 세단 전기차 ‘모델3’는 주문량이 이미 35만 대를 넘어섰다. 테슬라는 50만 대 생산 목표를 원래 2020년까지 달성하려 했으나 이를 2018년으로 앞당기고, 2020년까지 100만 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스미토모화학은 파나소닉 등 배터리 제조업체에서의 수주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생산력을 확충하기로 했다.

도레이도 200억 엔을 투자해 우리나라에서 절연재 생산량을 종전보다 70% 늘릴 방침이다. 도레이는 생산된 절연재를 파나소닉과 LG화학에 공급한다. 도레이의 절연재 생산능력은 5억㎡가 넘을 것으로 보인다. 올봄 우리나라에서 설비를 새로 가동했지만 왕성한 수요를 따라 잡으로면 생산력 확충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처럼 전기차 보급이 소재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시작된 전자부품 산업의 저변 확대와 유사하다고 전했다. 일본 TDK나 무라타제작소 같은 부품업체들은 스마트폰 보급과 함께 크게 성장했다. 신문은 소재 업계도 스마트폰 부품 업계와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그동안 소재 업계는 자동차 범퍼 등에 쓰이는 수지를 주로 공급했으나 전기차에 필수인 배터리 재료로 큰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게 됐다는 것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IHS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작년에 약 35만 대였던 전기차의 세계 판매 대수는 2025년이면 약 256만 대로 급증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리튬이온배터리의 핵심재료 시장 규모는 2020년에는 2015년 대비 2.4배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용만 놓고 보면 시장 규모는 5배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재 시장에서는 저가를 무기로 내세운 중국기업들의 공세가 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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