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총수 나와라” ... 구태 못벗은 20대 국회

입력 2016-09-07 10:46 수정 2016-09-08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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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허창수·조양호 회장 등 150여명 증인 신청… 해마다 ‘벌세우기식’ 재현 지적

20대 국회 첫 국정감사에 정몽구, 허창수, 조양호 등 재계총수들이 줄줄이 소환될 전망이다. 여야는 이들을 비롯한 기업인들을 무더기로 증인 신청해 벌세우기식 증인 신청 구태가 사라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7일 국회에 따르면 각 상임위원회별로 여야 의원들이 신청한 기업인은 150명 안팎. 이 가운데 실제 몇 명이 채택될진 알 수 없으나, 현재까지 거론되는 인원으로 봤을 땐 역대 최대 규모다. 19대 국회 국정감사 땐 평균 124명의 기업인이 국회에 출석했다.

이번 국감에서 기업인 증인 신청 수가 유독 많은 건 그만큼 이슈도 많기 때문이다.

정무위와 국토교통위와 국방위, 복지위 등은 이미 전체회의에서 공무원 등 증인명단을 포함한 국정감사계획서를 채택했다. 그러나 기업인을 포함한 일반 증인은 별도 논의를 거쳐 추가로 의결할 예정이다. 이르면 이번 주에 마무리 지을 가능성도 있다.

다른 상임위들의 일반증인은 추석 연휴 이후에나 확정할 가능성이 크다.

정무위에선 한진해운 법정관리 사태를 둘러싸고 내부자거래 의혹 등을 받고 있는 최은영 전 회장과 조양호 회장 등이 증인 명단으로 거론된다. 또 대우조선해양 부실 문제와 부당지원 등을 따지기 위해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홍기택 전 회장, 낙하산 논란을 일으킨 박창민 대우건설 사장 등이 증인신청 대상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불러 대규모 정관계 로비 의혹 등에 대해 질의할 계획이다.

국토교통위에서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등의 증인 채택을 추진한다. 항공기 결함 등 안전 문제를 따지기 위해서다. 김명우 두산중공업 사장도 출석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을 출석시켜 해외 수출차량과 국내판매 차량의 품질 차이, 에어백 불량 등 안전문제 등을 추궁할 예정이다.

산업통상자원위는 대형마트 규제 등 소상공인과의 상생 방안 등을 묻기 위해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이갑수 이마트 대표 등을 증인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위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홍익표 의원은 “괜히 국감 때 불러서 벌세우기 식으로 하는 건 저도 동의하지 않는다”면서도 “명분이 분명히 있고 사회적으로 충분한 여론이 있을 때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의 경우 야당 소속 위원들이 2011년 새만금에 신재생에너지 투자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해놓고 무산된 경위를 캐기 위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증인으로 요구했으나, 여당의 반발로 무산됐다.

다만 허창수 전경련 회장에 대해선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관련한 농어촌 상생기금 문제 등을 질의하기 위해 증인으로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는 장동현 SK텔레콤 사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황창규 KT 회장 등 이통 3사 수장 등을 증인으로 소환해 통신비 인하 여력 등을 따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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