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저승사자'가 '스폰서 검사'로… 대검, 사실상 전담 수사팀 꾸려

입력 2016-09-08 08:04 수정 2016-09-08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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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로부터 향응을 제공받고 부적절한 금전거래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김형준(46·사법연수원 25기) 부장검사에 대해 검찰이 특별감찰팀을 꾸리고 진상 규명에 착수했다.

대검 감찰본부(본부장 정병하)는 7일 안병익(50·22기) 서울고검 감찰부장을 팀장으로 일선 검사 4명, 수사관 10명 규모로 특별감찰팀을 구성하고 김 부장검사와 '스폰서 관계'였다고 주장하는 김모(46) 씨를 조사했다. 일선청 1개 부서 이상의 규모로, 사실상 수사 전환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안 팀장은 2011년 대검 감찰1과장으로 일하며 변호사로부터 외제 승용차와 명품 가방 등을 받아 논란이 됐던 '벤츠 여검사' 사건을 처리했다.

정기인사 파견으로 예금보험공사 금융부실책임조사본부장으로 재직 중이던 김 부장검사는 7일부로 2개월 동안 직무 정지 처분을 받았다.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의 그는 지난해 금융범죄 중점청인 서울남부지검에서 증권범죄합동수사단장으로 재직했다. '여의도 저승사자'라는 별명이 언론을 타기도 했던 김 부장검사는 검찰 내 금융범죄 전문가로 활약했다. 2007년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 검사로 삼성 비자금 의혹 수사를 맡았고, 인천지검과 서울중앙지검에서 무역 관련 범죄를 책임지는 외사부장을 지냈다. 검사 출신인 박희태 전 국회의장의 사위인 김 부장검사는 2009년 유엔 주재 법무협력관으로 파견돼 국제 경험을 쌓았고, 대검 범죄정보담당관과 전두환 일가 미납 추징금 특별수사팀장 등 중요 보직을 거쳤다.

김 부장검사는 게임업체 J사의 실질적인 대표로 있는 고교 동창 김모(46) 씨로부터 정기적인 향응을 제공받고 부적절한 금전거래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 씨는 거래처를 상대로 50억 원대 사기를 벌이고, 회삿돈 15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고 있다. 김 씨는 김 부장검사에게 사건 해결을 청탁했지만, 뜻대로 풀리지 않고 구속될 위기에 놓이자 '한겨레'를 통해 자신이 스폰서 노릇을 해왔다고 주장하며 주고받은 소셜미디어 메시지와 녹취록 등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김 부장검사가 고액의 술자리 접대나 내연 관계 여성의 오피스텔, 부동산 처분 등을 노골적으로 요구한 대화 내용이 담겼다. 또 김 부장검사가 현직 검사들을 만나 수사를 무마하려고 노력했다고 김 씨에게 말한 내용도 담겼다. 녹취록과 소셜미디어 대화 내용을 종합하면 김 부장검사는 김 씨의 사건을 무마하려고 시도하다 고소장에 자신이 포함된 사실을 알게됐고, 이후 김 씨에게 증거 인멸을 요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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