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1심서 실형 선고…“저승가서 직접 성완종에게 물어보겠다”

입력 2016-09-08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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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상강도 당한 기분이다. 법원이 계속 이런 식으로 하면 내가 나중에 저승에 가서 성완종한테 물어볼 수밖에 없다.”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1억 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홍준표(62) 경남도지사는 8일 1심 선고 직후 기자들에게 이같이 말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현용선 부장판사)는 이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홍 지사에게 징역 1년 6개월과 추징금 1억 원을 선고했다. 현직자치단체장인 점을 고려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홍 지사에게 돈을 준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윤승모(53) 전 경남기업 부사장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홍 지사는 “1억 원 받은 혐의를 부인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그런 일 없다. 돈은 엉뚱한 사람에게 다 줘놓고 왜 나한테 다 뒤집어 씌웠는지 성완종에게 물어 보겠다”고 답했다.

홍 지사는 1심 판결에 대한 생각을 묻자 “노상강도 당한 기분이다”라고 억울한 심정을 내보였다. 이어 “1심 유죄는 큰 의미가 없다”며 “항소심, 대법원도 있는데 1심 판결을 보면 대법원 판례와 정면 배치되는 판결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런 사건에 연루돼 국민에게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오늘 판결은 전혀 예상하지 못 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성 전 회장과 윤 전 부사장의 진술을 종합해 볼 때 홍 지사가 1억 원을 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성 전 회장이 경남기업 압수수색 뒤 내부 대책회의에서 “비자금 중 1억원은 2011년에 윤 전 부사장에게 줬다”고 말한 것을 근거로 들었다. 자세한 경위는 없지만 스스로 돈을 준 사실을 기억하고 있어 신빙성이 높다고 했다. 윤 전 부사장 역시 성완종의 지시를 받아 홍 지사에게 돈을 줬다고 일관되게 진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홍 지사는 장기간 국회의원 직에 있으면서 주요 정당 원내대표와 당대표를 지냈고 현재 경남도지사인 정치인으로서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성 전 회장으로부터 1억 언의 거액을 불법 정치자금으로 받아 민주주의와 법치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해 죄질이 무겁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홍 지사가 반성의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홍 지사는 2011년 6월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성 전 회장의 지시를 받은 윤 전 부사장으로부터 1억 원이 든 쇼핑백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앞서 검찰은 홍 지사에게 징역 2년, 추징금 1억 원을 구형했다.

성 전 회장으로부터 3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완구(66) 전 총리는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22일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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