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당국자들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을 볼 때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리기에는 이르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준은 7일(이하 현지시간) 발표한 경기동향 보고서 ‘베이지북’에서 미국 경제가 지난 7월과 8월 사이에 전반적으로 완만한 성장을 이어갔지만, 물가상승 압력은 미미했다고 평가했다. 연준은 보고서에서 “대부분 지역에서의 경제 활동이 평균적으로 완만하게 확장됐다”면서 “대부분의 (지역 연방준비은행 관할)지역에서 고용시장이 호조를 보였지만 임금 증가는 점진적이었고 물가상승은 전반적으로 미미한 수준이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평가는 연준 내부에서 이달을 포함해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이 잇다르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지난 6월 발표한 베이지북에서 연준은 전반적으로 낙관적인 전망을 토대로 “기업들이 현재 속도 또는 그보다 더 빠른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고 진단했었다. 그러나 이날 나온 평가는 미국의 경제 회복이 아직 확실하지 않음을 시사한다고 전문가들은 해석했다.
실제로 최근 발표된 경제지표는 고르지 않은 미국 경제 회복 상황을 고스란히 보여준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적했다. 신문에 따르면 씨티그룹의 미국 경제 서프라이즈 지수는 이번 주 들어 처음으로 하락, 7일에는 마이너스(-)5.7을 기록했다. 7월말에는 43.1까지 급등했었다. 2015년 초부터 7월까지 이 지수는 제로(0) 이상의 수준을 유지했었다. 즉, 경제지표가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을 웃돌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몇 달 동안 간신히 급등하다 최근 들어 다시 하락하고 있다. 서프라이즈 지수는 다양한 지표를 하나의 수치로 산출한 것이어서 트레이더나 투자자들이 주목하고 있다.
2일 발표된 8월 고용자 수는 이코노미스트들이 예상한 18만 명을 밑도는 15만1000명 증가에 그쳤다. 공급관리자협회(ISM)가 최근 발표한 제조업 및 서비스업의 경기 지수도 약하게 나왔다.
이처럼 약한 경제지표로 인해 연준의 9월 금리 인상 결정은 또 어렵게 됐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그룹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 반영된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은 현재 15%다. 8월 고용 통계 발표 직전에는 27%였다.
스타이펠의 린제이 피에자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7일자 보고서에서 “연준의 정책 조정에 대한 의욕과 능력은 여전히 경제지표의 전개에 달렸다”며 “하지만 지표는 요즘 계속 부진하거나 할 위험이 증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완전히 무너진 건 아니라는 증거도 있다. 공급관리자지수는 플러스와 마이너스 사이를 넘나들고 있고,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국내총생산(GDP) 리얼타임 트랙커는 지난 2일, 3분기는 1,2분기의 약세에서 회복돼 연율 3.5% 성장할 것이란 전망을 나타냈다. 모건스탠리의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6일자 보고서에서 “성장의 호전과 고용 성장으로 연내 금리인상에 대한 연준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지표가 약화되기 이전인 8월 말에 “노동 시장에서 견조한 추세가 계속돼, 경제 활동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리의 전망을 근거로 FF 금리를 인상할 근거가 최근 몇 달 동안 강해졌다고 확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