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이 글로벌제약사에 기술 수출한 신약 물질들이 속속 후속 개발단계에 진입하며 상업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일라이릴리는 최근 한미약품으로부터 기술 이전받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HM71224'의 글로벌 임상2상을 시작했다. 이번 임상시험은 한국과 미국을 포함한 13개 국가에서 총 182명의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2018년 6월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임상시험에서는 용량과 투여기간을 달리해 약물의 안전성과 효과를 비교 확인한다.
임상2상시험 진입을 앞둔 면역질환 치료제 ‘HM71224’를 릴리가 한국과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지역에서 개발·판매하는 조건이다. HM71224는 우리 몸의 B 림프구 활성화 신호에 관련된 효소 ‘BTK’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새로운 면역질환 표적치료제로 평가받는다.
한미약품은 릴리와의 기술 수출계약 이후 베링거인겔하임(내성표적 항암제· 7억3000만달러 규모), 사노피(당뇨치료제·39억유로), 얀센(당뇨/비만치료제·9억1500만달러) 등 글로벌제약사들과 연이어 초대형 기술 수출 계약을 성사시킨 바 있다.
이번 릴리의 HM71224 임상2상시험 착수는 한미약품이 기술수출한 신약이 순조롭게 개발되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업계 일각에서는 한미약품이 기술수출한 신약의 후속 임상 진입이 1년 이상 지연되면서 글로벌제약사의 개발의지에 대해 의구심이 제기되기도 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지난해 기술수출한 신약들 모두 당초 계약대로 순조롭게 후속 임상시험을 준비 중이다”면서 “임상시험 디자인 설계, 환자 모집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다소 시간이 소요되는 것처럼 비춰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미약품이 지난해 3월 미국 제약사 스페트럼에 기술수출한 항암신약 ‘포지오티닙’은 지난 3월 미국 임상2상시험을 시작했다. 한미약품은 나머지 수출 신약들도 조만간 후속 임상시험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관측했다.
지난해 11월 사노피와 약 5조원 규모로 기술 수출한 신약 물질 3종 중 'GLP-1 계열 에페글레나타이드'는 4분기에 임상3상시험에 착수한다. 이 제품은 한달에 한번 투여하는 지속형 당뇨치료제다.
'주 1회 제형의 지속형 인슐린'과 '페글레나타이드와 인슐린을 결합한 주 1회 제형의 인슐린 콤보'도 각각 임상1상완료와 임상1상진입이 예고됐다. 지난해 7월 베링거인겔하임에 전 세계 판권을 넘긴 내성표적 항암신약 'HM61713'도 연내 임상 2상완료가 예상된다.
한편 한미약품이 지난해 체결한 기술수출 규모는 약 8조원에 달한다. 한미약품은 지난 2분기까지 계약금과 마일스톤에 따른 수익 5632억원을 인식했다. 여기에 아직 회계 장부상 반영하지 않은 계약금은 약 2000억원에 달한다. 이번 릴리의 임상2상시험 개시로 인한 한미약품의 마일스톤 추가 유입 여부는 3분기 실적 발표 때 확인이 가능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