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스파고, 고객 몰래 200만개 유령계좌 개설 ‘덜미’…벌금 철퇴

입력 2016-09-09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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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은행 웰스파고가 지난 2011년부터 자사 고객들 모르게 예금계좌와 신용카드 계좌를 계설해 실적 부풀리기를 해온 사실이 드러나 사상 최대 규모의 벌금 철퇴를 맞게 됐다고 8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보도했다. 웰스파고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JP모건체이스, 씨티그룹과 함께 미국 4대 은행으로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미국 최대 은행이다. 미국 전역에 4000만 명의 소매금융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미국 연방소비자금융보호국(CFPB)은 이날 웰스파고의 수천명의 직원들이 2011년부터 불법으로 고객 모르게 200만 개가 넘는 예금과 신용카드에 대해 이른바 ‘유령계좌’를 개설한 혐의로 1억8500만 달러(약 2035억원) 규모의 벌금을 물게 됐다. 이들은 영업 실적을 달성하기 위해 고객의 동의 없이 가짜 계좌를 개설했다. 이번 ‘유령계좌’에 연루된 직원은 53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웰스파고의 전체 직원 수는 6월 말 기준으로 26만8000명이다. 특히 이들은 기존 고객의 계좌에 있는 자금 일부를 일정기간 자신이 몰래 만든 가짜 계좌에 이체하기까지 했다고 WSJ는 지적했다.

웰스파고 직원들은 또 고객의 신상정보를 무단으로 활용해 56만5443개의 신용카드 계좌를 개설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이 개설한 계좌 중 1만4000개 계좌에서 연회비와 이자수수료 등 총 40만 달러가 빠져나가기도 했다. 이들은 가짜 이메일 주소를 이용해 계좌를 개설한 뒤 PIN 번호(개인식별번호)도 고객의 동의 없이 만들었다.

리처드 코드레이 CFPB 국장은 “웰스파고 직원들이 은밀하게 유령계좌를 만들어 영업실적을 높이고 보너스까지 챙겨왔다”면서 “이들의 도덕적 해이는 역대 최악”이라고 꼬집었다.

웰스파고는 이번 불법 행위에 대해 CFPB에 1억 달러, 미국 연방 통화감독청(OCC)에 3500만 달러, 로스앤젤레스 시에 5000만 달러 등 총 1억8500만 달러의 벌금을 물게 됐다. 특히 CFPB에 내는 1억 달러는 CFPB 설립 사상 최대 벌금 규모다. 이와 별개로 소비자 환급 비용으로 500만 달러를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현재 웰스파고는 해당 혐의에 대해 인정도 부인도 하지 않고 있으며 해당 벌금을 내기로 CFPB와 합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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