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이사회, 한진해운 600억 지원키로 '선담보 후지원 조건'

입력 2016-09-10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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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임으로 인한 법적 문제, 채권회수 가능성 등의 문제로 이 같은 결정

▲▲한진해운살리기 부산시민비상대책위원회가 상경 투쟁을 벌인 지난 7일 서울 중구 대한항공 빌딩 앞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비대위는 한진해운 법정관리 사태로 부산항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며 금융위원회와 조양호 회장이 사태 해결을 위해 나서줄 것을 요구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한진해운살리기 부산시민비상대책위원회가 상경 투쟁을 벌인 지난 7일 서울 중구 대한항공 빌딩 앞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비대위는 한진해운 법정관리 사태로 부산항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며 금융위원회와 조양호 회장이 사태 해결을 위해 나서줄 것을 요구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2회 연속 연기됐던 대한항공 이사회가 드디어 한진해운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결론냈다. 다만 '선담보 후지원' 조건이 붙어 최종적으로 지원이 이뤄지기까지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 측은 "대한항공 이사회는 한진해운 600억원 지원과 관련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세차례에 걸쳐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쳤다"라며 "자금 지원의 시급성을 감안해 선 지원 후 담보로 즉시 징행하고자 했으나 배임으로 인한 법적 문제, 채권회수 가능성 등의 문제로 롱비치터미널의 담보를 선 취득한 후 한진해운에 대여하는 조건으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진해운은 롱비치터미널 지분 54%을 가지고 있으나 담보 대출 중인 6개 해외 금융기관 및 또 다른 대주주인 MSC(46% 지분) 의 동의를 받아야 하므로 쉽지 않으나 최대한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애초 대한항공은 8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한진해운에 대한 600억 원 지원안을 확정할 예정이었지만 "좀 더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일정을 하루 미뤘고 9일 오전 속개될 대한항공 이사회가 또 다시 하루 연기됐었다.

한진해운 자금지원과 관련해 회사와 사외이사들간에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으나,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아 좀 더 심도있는 의견을 주고받기 위해서였다.

앞서 한진그룹은 지난 6일 그룹 대책회의를 열고 해외터미널(롱비치 터미널 등) 지분과 대여금 채권을 담보로 600억원을 지원하고, 조양호 회장이 사재 400억원을 출연하는 등 총 1000억원을 그룹 자체적으로 조달키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약속한 400억원 사재출연도 곧 집행된다. 한진그룹은 9일 "조양호 회장의 400억원 사재출연과 관련해, 금융기관에 ㈜한진 및 한진칼 주식을 담보로 대출 절차를 밟고 있다"며 "늦어도 오는 13일까지는 실제 집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번 결의로 600억원 조달은 1차적으로 결정이 됐지만 문제는 법원의 수용여부다. 이사회에서 이 안건이 통과된다 하더라도 이를 법원이 받아들일지도 미지수기 때문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한진해운의 롱비치터미널 지분을 담보로 한 이번 대출은 법원에서 허가를 낼 가능성이 없을 것이라는 경우의 수도 배제할 수 없다"며 "롱비치터미널 지분은 모든 채권자에게 공평하게 돌아가야 하는데 한진해운 해결을 위해 모두 써버리게 된다면 공평성에 어긋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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