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S] 'NRDO' 브릿지바이오, 최고 전문가집단 모델인 이유

입력 2016-09-12 08:27 수정 2016-09-12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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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규 브릿지바이오 대표, "고도의 전문성과 유기적인 네트워크 결합이 성공의 열쇠"

국내 바이오업계에 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를 본격 표방하는 기업들이 나타나고 있다. 개발 후보 물질을 자체 개발하지 않고 연구소나 대학 등 외부로부터 도입한 뒤 전임상, 임상 개발에만 집중하는 바이오텍이다.

브릿지바이오를 비롯해 큐리언트, 란드바이오사이언스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최근에는 바이오분야 핵심 특허를 이전받아 이를 강화해 재이전하는 특허 개발 전문 바이오텍(샤인바이오)도 등장했다.

미국에서는 바이오 벤처기업의 3분의 1이 이 모델을 택할만큼 보편적이다. 인프라만 갖춰져 있다면 NRDO는 연구단계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자원 및 시간을 신속·효율적으로 활용케 해 벤처의 성공가능성을 높여주는 사업모델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322억 달러의 매출로 글로벌 탑 6위에 오른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자체 연구개발보다 우량한 기술 아이템을 가진 회사들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대성공을 이룬 예다.

◇최고의 전문성 요구하는 'NRDO·가상운영'

신약개발 전문기업 브릿지바이오는 국내에서 가장 주목받는 NRDO 기반의 바이오텍이다. 작년 9월 설립한 이후 1년도 안돼 총 145억원의 시리즈(Series) A 투자를 완료하고 본격적인 신약 개발에 뛰어들었다.

브릿지바이오는 NRDO에 가상운영(Virtual Operation)이라는 개념을 더했다. 전략적 판단과 네트워크 기반의 핵심 업무를 제외한 대부분을 외부 용역에 맡기는 모델이다.

이정규 브릿지바이오 대표는 "과거에는 출판사를 하기 위해서는 윤전기가 필요했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다. 연관된 산업 인프라가 발달했기 때문에 좋은 콘텐츠만 확보하면 제작 마케팅 등 대부분의 영역을 커버할 수 있다"면서 "바이오업계의 NRDO와 가상운영 모델 역시 이러한 토대위해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NRDO와 가상운영 모델은 원천기술과 자체개발 역량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된다. 신약개발의 과정의 이해함은 물론 아이템 선정, 시장 동향 및 시장성 파악까지 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

강력한 원천기술을 탐색해 내는 최고의 전문가 집단, 신속하고 효율적인 외부용역을 위한 네트워크가 필수다. 즉 최고의 원천기술과 최고의 전문가들을 확보할 수 있어야 성공 가능한 모델인 것이다.

브릿지바이오가 높게 평가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신약 후보군 탐색부터 임상 프로토콜 설계, CMC(Chemistry, Manufacturing, & Controls) CRO(contract research organization) 프로젝트 관리 등 신약개발 전반에 전문성을 갖춘 소수의 내부 전문가들(5명)이 광범위한 외부 전문가 그룹과 유기적인 네트워크를 통해 성과를 만들어낸다.

브릿지바이오는 이러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미충족 의료수요가 큰 혁신 신약으로서 글로벌 라이센싱이 가능한 프로젝트를 타깃으로 설정했다. 구체적으로 경쟁 화합물이 없는 비항암제 질환군, 동물 모델이 잘 확립된 표적·질환 등이 대상이다.

이 대표는 비항암제 질환군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암이 수요가 크지만 임상 비용이 너무 커 국내 펀딩 규모로는 한계가 있다"면서 "글로벌하게 개발하려면 시장 트렌드나 수요 등의 변수가 많아 우리가 하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크다"고 말했다.

브릿지바이오는 최근 대표이사를 제외한 나머지 이사진을 각 투자사 임원 및 국내외 바이오전문가로 모두 채우는 열린 이사회를 구성했다. 이 대표는 “투자자의 신뢰가 중요한 바이오기업의 특성상 외부 전문가들로부터 전문적인 의견과 자문, 네트워크를 제공받기 위해 이사회 문호를 대폭 개방했다”며 “아울러 이사회와 집행 주체를 분리해 좀더 전략적인 의사결정과 경영이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NRDO, 그 무궁무진한 가능성

브릿지바이오의 핵심 파이프라인은 한국화학연구원의 ‘신약개발 기초연계후보물질발굴사업단’과 성균관대학교 박석희 교수팀이 공동발굴한 만성 염증성면역질환(궤양성 대장염 등) 치료물질인 'BBT-401(펠리노-1 저해제)'이다.

면역억제제, 항체치료제 등 기존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는 대장염의 병변 조직 주변의 염증을 억제하는 효능을 보였으나 발생한 병변의 상처 치유를 늦추는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다. 면역억제제는 치명적인 감염의 우려 및 장기간 사용의 어려움, 항체치료제는 심한 독성과 장기간 사용시 치료효능 저해 등의 한계가 명확했다.

BBT-401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염증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는 새로운 기전의 약물이다. BBT-401은 생체 내 존재하는 염증억제 신호전달 단백질의 구조로부터 도출된 화합물로 대식세포가 염증 유발 물질을 만날 경우 분비되며 염증질환의 유도·악화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IL-6의 기타 사이토카인을 억제하는 효과가 우수하다.

연구진은 궤양성 대장염 동물 모델에 적용해 기존 치료제 대비 탁월한 효과를 검증했고 천식, 크론병 등 다양한 난치성 염증질환에 적용 가능함을 확인했다.

브릿지바이오는 BBT-401의 GLP(Good Laboratory Practice , 비임상 시험기준) 독성시험을 준비 중이며 내년말까지 미국, 중국에 임상시험 신청허가(IND)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궤양성 대장염을 비롯해 추가 적응증을 발굴할 예정이다.

브릿지바이오는 바이오리더스의 신약개발 ‘뮤코맥스(MucoMaxTM)’ 기술을 활용한 신약 표적물질 공동연구도 나선다. 뮤코맥스는 기존 백신으로 치료할 수 없었던 항원단백질을 특수 유산균 표면에 발현 시킨 뒤 경구 투여해 체내 백신효과를 유도하는 감염억제 및 치료법이다. 자가면역질환 치료 물질을 발굴하고 추가로 2개의 자가면역 및 항암제를 개발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NRDO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주목했다. 그는 "신약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그 플랫폼에 연관된 사업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반면 NRDO는 플랫폼에 얽매이지 않으면서 가능한 기회를 잡으면 된다"면서 "혁신적 신약을 개발해 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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