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업계의 거인 애플이 자율주행차 개발 프로젝트를 전면 재검토한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애플 내부 사정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자율주행차 계획을 재검토하기로 했으며, 관련 직원 수십 명을 일시 해고했다”고 보도했다. 개발 책임자 교체에 따라 자율주행차 자체를 설계·제조하는 것에서 자율주행에 관한 근본적인 기술을 개발하는 쪽으로 사업의 핵심을 옮겨간다는 것이다.
애플은 공식적으로 자율주행차를 개발한다고 밝힌 적이 없다. 다만 ‘프로젝트 타이탄’이라는 이름으로 지난 2년간 자율주행차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해 온 것은 업계에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그러나 해당 프로젝트가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프로젝트 타이탄을 총괄하던 2명의 직원이 애플을 떠난 것으로 알려지면서 애플의 자율주행차 개발 계획에 대한 회의론이 더욱 커졌다. 메르세데스 벤츠에서 애플로 이적한 요한 융바르트가 작년 11월에 애플을 떠나 독일 폭스바겐으로 옮겼고, 올 1월에는 타이탄 프로젝트의 자율자동차 부문을 총괄했던 스티븐 자데스키가 개인적인 이유로 회사를 떠났다. 그 자리에 지난 7월, 고 스티브 잡스 전 최고경영자(CEO)의 오랜 친구이자 2013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던 밥 맨스필드가 복귀하면서 애플의 자율주행차 프로젝트가 삐걱거리고 있다는 추측이 나왔다. 맨스필드는 애플에서 중요한 인물이긴 하지만 자동차 전문가는 결코 아니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프로젝트 타이탄 직원 고용을 동결한다는 소문도 부상했다.
NYT는 “애플의 자율주행차 프로젝트는 많은 자율주행차 시도 중에서도 가장 비밀리에 진행돼오고 있으며, 애플 자신은 자율주행차 개발을 공개적으로 인정한 적은 없지만 애플 직원들은 ‘이번 해고가 자율주행차 프로젝트에 리셋 버튼을 누른 것의 일환으로 실시됐다’는 경영진의 설명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NYT는 “애플은 폐쇄적인 환경에서 제한된 주행 경로를 사용해 다각적인 완전 자율주행차량을 테스트 중이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렇다면 타이탄은 잠시 기어를 중립에 놓고 있는 상태인지도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NYT는 앞으로 애플이 자율주행차 자체를 설계하고 생산하는 것을 포기하는 대신 자율주행차에 사용되는 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자율주행차 개발에서 차체 제조를 담당하지 않는 구글의 모델과 유사한 전략이 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