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지배구조 라운드2 ⑬대림그룹] 이해욱 부회장 지주사 지분 52.3%…사실상 ‘3세 승계’ 마무리

입력 2016-09-12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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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2015년 비상장계열사 합병…이 부회장 코퍼레이션 지분 0%→52.3%

국내 대기업집단 재계 15위(동일인이 자연인 그룹 기준)인 대림그룹은 재계에서도 대표적으로 경영승계가 사실상 마무리된 곳으로 꼽힌다. 경영승계 과정에서 형제간의 다툼과 같은 잡음이 일절 없었으며 장남 승계의 원칙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의 편법 논란은 앞으로도 그룹을 이끌어가야 하는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의 행보에 흠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체 자산 188조, 재계 서열 15위 = 대림그룹은 9월 현재 25개의 국내 계열사를 갖고 있다. 공기업과 동일인이 자연인이 아닌 그룹을 제외하면 자산규모 15위의 대기업집단이다. 주요 사업으로는 건설과 석유화학, 모터사이클 제조·판매, 관광업 등이 있다.

대림그룹의 모태는 이재준 창업주가 1939년 설립한 부림상회(대림산업)다. 대림산업은 목재와 건설 자재 판매를 시작으로 원목 생산, 제재업으로 연결되는 종합 목재 사업체로 성장했으며, 1947년 대림산업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한국전쟁 이후 대림그룹은 건축 자재뿐 아니라 공공시설 보수 및 공사, 발전소 건설 등 종합 건설업체로 발돋움했다.

또 서울증권, 대림콩크리트공업(현 대림C&S), 대림엔지니어링 등을 설립하고 삼호, 오라관광 등을 인수하며 외형을 확장했다. 대림산업은 경부고속도로 공사와 올림픽 스타디움, 세종문화회관 등의 국내 대표적 공사와 해외 공사를 활발히 수주하며 성장했다.

이재준 창업주는 1977년부터 장남인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에게 경영권을 승계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1979년 이 명예회장을 그룹 부회장이자 대림산업 사장으로 선임했다. 1995년 이 창업주의 사망 전인 1993년 대림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이 명예회장은 동생 이부용 전 대림산업 부회장과 함께 그룹을 경영했다.

2000년 들어 5조 원 안팎 수준이던 그룹 전체 자산은 2006년을 기점으로 증가해 2009년에 11조 원, 2013년 16조 원을 넘었고 올해에는 18조 원을 돌파했다. 그룹 전체 매출은 2001년 5조 원에서 꾸준히 늘어 2009년 10조 원, 2013년 15조 원을 기록했지만 최근 3년 새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대림코퍼레이션 정점, 계열사 지배 = 대림그룹의 지배구조는 사실상 지주회사라 할 수 있는 대림코퍼레이션을 정점으로 계열사를 지배하는 형태다. 대림산업이 다수의 계열사를 두고 있으며, 대림산업은 대림코퍼레이션이, 또 대림코퍼레이션은 오너 일가가 지배하는 형태다. 즉 오너 일가는 비상장 계열사 대림코퍼레이션을 통해 그룹 전체에 지배권을 행사하고 있다.

대림그룹은 대림산업과 고려개발, 삼호, 대림C&S 4개 상장 계열사를 두고 있다. 대림산업이 고려개발(이하 지분율 62.2%), 삼호(41.8%), 대림자동차공업(59.0%), 대림C&S(50.8%), 제주항공우주호텔(42.1%), 오라관광(100.0%), 대림에너지(70.0%), 송도파워(100.0%)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대림에너지는 중간 지주회사로 밀머란SPC(61.2%), 포승그린파워(63.3%), 포천파워(33.3%) 등의 에너지 관련 자회사를, 오라관광은 오라통상(100.0%)를 자회사로 둔다.

이 밖에 이부용 전 대림산업 부회장의 장남 이해영 씨가 사장으로 있는 위생용 도자기 제조업체 대림비앤코와 차남 이해성 씨의 부동산개발 및 분양임대업체 대림디앤아이가 범 대림가(家)에 속한다. 다만 두 회사 모두 현재는 계열분리를 한 상태로 대림그룹과는 관련이 없다.

◇이해욱, 대림코퍼레이션 지분 절반 확보 = 대림그룹의 오너 3세 경영승계 상황을 보면 이미 마무리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해욱 부회장은 대림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대림코퍼레이션 지분을 52.3% 확보하고 있다. 오너 일가의 주식 자산가치 대비 이 부회장의 주식자산 승계율 역시 50%를 넘어 안정적으로 경영승계가 이뤄졌다. 다만 이 부회장의 경영승계 방법에 대해서는 수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이 부회장이 대림코퍼레이션의 최대주주로 오른 것은 과거 대림H&L 및 대림I&S와의 합병을 통해서다. 2001년 대림H&L 설립 당시부터 100% 지분을 보유한 이 부회장은 2008년 대림H&L과 대림코퍼레이션의 합병으로 0%였던 지분을 단숨에 32.1%로 끌어올렸다.

문제는 대림H&L이 계열사와의 거래로 성장해 온 회사인데다 합병 비율도 이 부회장에게 지나치게 유리하게 산정됐다는 점이다. 합병 당시 대림H&L의 매출액은 2000억 원, 대림코퍼레이션의 매출은 2조 원에 달했음에도 합병비율은 1대 0.78에 불과해 합병비율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2008년의 합병으로 경영승계 발판을 마련한 이 부회장은 2015년 대림I&S와 대림코퍼레이션의 합병으로 지분을 52.3%로 늘리며 경영승계의 방점을 찍었다. 대림I&S는 이 부회장이 1999년 계열사 서울증권으로부터 지분을 매입한 곳이다. 이후 그룹 차원에서 계열사 삼호가 보유한 대림I&S 주식을 자사주로 매각하고, 대림I&S는 이 자사주를 소각함으로써 이 부회장은 100% 지분을 확보했다. 결과적으로 이 부회장은 증여세 등 세금 납부 없이 두 차례의 합병만으로 그룹 경영권을 장악하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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