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현대차그룹, LG그룹, 롯데그룹, CJ그룹 등 주요 대기업들이 상여금 지급 등 자금 수요가 많은 민족 최대 명절 한가위 전에 협력사 등을 대상으로 돈 보따리를 풀고 있다. 내수진작과 중소협력사 자금난 해소를 위해 잇달아 납품대금 조기집행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지급 시기는 당초 예정일보다 최대 20일가량 빠른 것으로 지난해 보통 일주일가량 앞당긴 데 비하면 크게 단축됐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현대제철·현대건설 등 5개 회사에 부품 및 원자재, 소모품 등을 공급하는 4000여 개 협력사를 대상으로 납품대금 총 1조1789억 원을 추석 전에 지급한다. 납품대금 지급 시기는 기존에 잡은 예정일보다 최대 17일 정도 빨라졌다. 또 소비 진작을 위해 113억 원 상당의 온누리 상품권을 구매해 추석 연휴 전 그룹사 임직원에게 지급할 예정이다.
LG그룹도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등 9개 주요 계열사를 통해 총 1조3000억 원 규모의 협력사 납품대금을 예정일보다 최대 10일 앞당겨 추석 전에 조기 집행하기로 했다.
삼성그룹은 지난 2011년부터 협력사 대금 지급 횟수를 월 2회에서 월 4회로 확대했다. 삼성 협력사는 한 번에 대금 지급 또는 1~4회에 걸쳐 나눠서 받을지도 택할 수 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회사별로 원하는 시기에 대금을 지급받을 수 있기 때문에 협력사들은 특정한 시기에 관계 없이 원활한 자금 융통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CJ그룹 역시 1조 원 규모의 추석 결제대금 조기 지급 조치를 취해 CJ제일제당을 비롯한 11개 주요 계열사와 협력하는 중소 납품업체 2만3000여 곳이 혜택을 받게 됐다. 계열사별 기준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평균적으로 기존 지급일보다 한 달가량 선지급될 예정이다. 아울러 CJ그룹은 전통시장 살리기에 동참하기 위해 200억 원 규모의 전통시장 상품권(온누리 상품권)을 구매했다. 구매한 상품권은 CJ그룹의 전 계열사 직원들에게 지급된다.
CJ그룹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명절을 맞아 일시적으로 가중되는 협력사들의 자금 부담 해소에 도움을 주고 업무 특성상 명절기간 업무량이 많아지는 직원들의 사기 진작과 지역경제 살리기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도 1만300여 개의 중소 파트너사들을 지원하기 위해 8000억 원의 대금을 조기 지급하기로 했다. 또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온누리 상품권 122억 원을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최대 20일 이상 앞당겨 대금을 지급함으로써 원자재 대금 결제와 임직원 상여금 등으로 자금 소요가 몰린 중소 협력회사들의 운영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어려운 상황일수록 파트너사와 더불어 성장하는 것은 물론 임직원과 함께 유통·관광 서비스 주력 업종답게 내수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해 더욱 더 적극적으로 노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