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자의 상당수가 생활비 부족과 부채 등으로 현 경제상황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은퇴자의 절반 이상이 은퇴 이후 일자리를 갖길 원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12일 삼성생명 은퇴연구소는 격년마다 발간하는 은퇴준비현황 종합 분석서인 '한국인의 은퇴준비 2016'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은퇴 후 경제적 상황에 만족하지 못하는 비율은 67%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이유는 은퇴 이전 저축이나 보험가입 등 대비가 제대로 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은퇴 이후 경제적 어려움을 겪게 되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비은퇴자가 은퇴를 대비해 정기적으로 저축을 하는 비율은 49%에 불과했고, 가구당 저축액도 월 평균 53만 원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또한 비은퇴 가구의 12%가 3층연금(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중 어떤 연금도 가입되어 있지 않았다.
하지만 은퇴 이후 자녀교육 등으로 나가는 생활비 부담은 큰 상황이다.
비은퇴자들은 은퇴 후 최소 생활비로 월 평균 193만 원, 경제적으로 부족함이 없는 생활을 위해서는 월 평균 288만 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50대 은퇴가구의 경우 월 생활비가 225만 원으로 최소 생활비 기대치보다 많다.
이에따라 은퇴자 중 은퇴 후 생활비 부족을 경험한 비율은 35%에 달했다. 은퇴가구 10가구 중 2가구가 평균 6500만 원의 부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자들 절반 이상이 은퇴 후 취직을 원하는 것도 생활비 마련 등 생계유지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에 따르면, 은퇴자들이 은퇴후 계속 일하고 싶다고 응답한 비율은 57%였다. 일하고 싶어하는 이유로는 △생활비 마련 및 생계 유지(42%), △삶의 의미와 보람을 느끼기 위해서(24%) 순으로 조사됐다.
비은퇴자도 퇴직 후 계속 일하고 싶다는 비율이 84%에 달했다.
또한 보고서는 한국인 은퇴준비지수가 56점으로 '주의'단계라고 밝혔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는 비은퇴자를 대상으로 은퇴준비지수를 산출한다. 은퇴준비지수는 '위험'(0~50점 미만), '주의'(50~70점 미만), '양호' (70∼100점)로 구분했다.
영역별로는 △관계 58점, △재무 57점, △건강 55점, △활동 50점 순으로 조사됐으며, 전 영역 모두 은퇴준비 수준이 미흡한 '주의' 단계로 나타났다.
윤원아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노후 준비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실제 노후준비에 대한 실행은 매우 미흡하다"며 "은퇴 후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경제적인 측면 뿐만 아니라 건강, 일과 여가, 타인과의 관계 등 여러 사항을 염두에 두고 은퇴 전부터 체계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인의 은퇴준비 2016' 백서는 25~74세 총 2271명(비은퇴자 1771명, 은퇴자 500명)을 대상으로 노후생활 준비를 위해 △재무(안정된 삶) △건강(건강한 삶) △활동(활기찬 삶) △관계(어울리는 삶) 등 4가지 영역에 걸쳐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만들어졌다.